'내가 바로 LG 1선발' 엔스, 두 번째 등판→'KKKKKKKKKKK' 완벽투+시즌 2승..."다방면으로 잘하는 완성형 투수가 목표" [MD고척]

2024년 3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엔스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2024년 3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엔스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고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고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노찬혁 기자] LG 트윈스 1선발 디트릭 엔스가 첫 등판에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도 승리를 손에 넣었다. 

엔스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엔스는 지난 2012년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미네소타 트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단했다. 2021년 8월 빅리그로 콜업됐지만 시즌 종료 후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났다. 

지난 2022시즌과 2023시즌 엔스는 일본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했다. 2022시즌 23경기 122⅓이닝 10승 7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하며 NPB 역사상 세 번째로 데뷔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또한 1953년 이후 세이부 소속 외국인 좌완 투수로서 처음으로 10승을 달성했다. 

2023시즌까지 일본에서 활약한 엔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총액 100달러에 계약했다. 엔스는 개막전부터 펄펄 날아올랐다. 한화 이글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 6이닝 7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염경엽 감독은 "첫 등판에 가장 큰 수확을 얻었다. KBO리그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첫 인상이 상당히 중요하다. 첫 게임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에서 6이닝 2실점에 승리를 얻었기에 오늘은 더 자신감이 있을 것이고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4년 3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엔스가 4회초 2사 2,3루에서 페라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2024년 3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LG의 경기가 열렸다. LG 선발 엔스가 4회초 2사 2,3루에서 페라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곽경훈 기자(kphoto@mydaily.co.kr)

그리고 이날 엔스는 염 감독의 주문처럼 더 자신감 있게 피칭했다. 엔스는 6이닝 동안 총 95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엔스는 LG 타선이 4회 선취점을 따내며 승리 투수 요건까지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가 끝난 뒤 엔스는 "우선 좋은 결과를 내서 기분이 좋고 오늘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박동원 포수와 경기를 계획했던 것이 일치가 됐고 그것을 게임에서 잘 이행을 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 내가 던질 때 뒤에서 야수들이 수비에 큰 도움을 줬기 때문에 잘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엔스는 1회부터 4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모든 이닝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3회까지 잡은 탈삼진만 7개로 이날 경기의 절반 이상이었다. 키움의 첫 출루는 5회에 이루어졌다. 선두 타자로 나선 최주환이 우전 안타로 1루에 나갔다. 엔스의 퍼펙트가 깨진 순간이었다. 

엔스는 "경기 초반이라 의식하지 않았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선점해 2스트라이크를 빨리 가져가는 것에만 집중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경기 후반에 나왔다면 조금 생각해볼 것 같았는데 초반이라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스는 후속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김휘집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형종과 이원석은 뜬공으로 잡아냈다. 엔스는 6회 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김재현과 이재상을 연속 삼진 처리했지만 박수종과 로니 도슨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사 1, 3루가 됐다. 

위기 상황에서 엔스는 여유롭게 3번 타자 김혜성을 삼진으로 아웃시켜 위기를 넘겼다. 6회 말을 마지막으로 엔스는 김진성에게 배턴을 넘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LG 불펜은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그며 엔스의 시즌 2승을 책임졌다. 

엔스는 "(위기 상황에서) 전혀 긴장되지 않았고 그냥 빨리 볼 카운트를 선점하고 그 다음 계획대로 공을 던지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그 상황을 보면 상위 타선에서 중심 타선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점수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기 때문에 공을 던지는 데 집중했고, 그 부분이 잘 먹힌 것 같다"고 밝혔다. 

엔스는 이날 경기에서 총 95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직구의 위력이 대단했다.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하이 패스트볼로 키움 타선의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11개의 탈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 또한 커브와 커터도 적절히 배합했고, 새로운 구종인 체인지업도 6개를 던졌다.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엔스는 "게임 플랜의 일부였다. 타자들의 스윙이나 타석에서 배트 반응 등 여러가지를 체크하고 나와 타자를 공략하려고 했고, 그런 부분이 주효했다. 직구를 높여 쓴 것도 그 부분 중 하나였고, 타자의 스윙이나 반응을 보고 경기 중간에 박동원과 얘기를 하며 전략을 짰다.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올 시즌 LG가 엔스를 데려온 이유는 딱 하나였다. LG 차명석 단장은 직접 외국인 선수를 뽑으러 갈 때 1선발을 맡길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겠다고 했다. 엔스가 2경기에서 2승, 완벽한 호투를 선보이며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염경엽 감독은 엔스의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칭찬했다. 염 감독은 "엔스는 계속해서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자신의 구종을) 한정해서 사용하는 게 아니다. 계속해서 도전하는 투구가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엔스는 그런 것에 대해 굉장히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어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이 있다"고 했다. 

엔스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투수로서 항상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야구 선수의 숙명이다. 항상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투수로서 완성형 투수가 되고 싶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잘하고 싶다.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기를 장착하면 좋을 것 같고 많이 던질수록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여유가 생기다 보니 걱정 없이 시도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고척=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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