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창용 한은 총재 “금리, 5월 이후에나 인하 시기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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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연말 2% 초반으로 수렴”
소비 회복 더뎌…반도체 수출로 상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5월 경제전망 발표 후에야 판단 가능하다.”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재 3.5% 수준에서 9연속 동결했다. 국제유가, 농산물가격 등 물가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창용 총재는 “오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전원 일치였다”며 “또한 물가 둔화 불확실성이 커,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5명이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완만히 낮아져 올해 말 2% 초반대로 수렴할 전망이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다.

올해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지난 11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물가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올해 전년 대비 2.2% 증가할 전망이다. 이 전망치는 지난 11월 전망보다 0.1%p(포인트) 하락했다. 더딘 소비 회복세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기 때문이다. 1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다.

이창용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2%)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것이 물가 추세가 예측 방향과 부합하는 지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기준금리 방향을 명확히 할 수 있다”며 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아울러 더딘 소비 회복세에도 올해 한국경제는 작년 11월 예상대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가, 2.1% 성장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등으로 뚜렷해진 수출 개선이 내수 부진을 상쇄 가능하다. 이에 수출·내수 간 차별화는 예상보다 심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520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당초 전망(490억달러) 보다 높다.

가계부채 상황을 보면, 금융권 가계대출은 1월 중 증가 규모가 1조원대에 그쳤다.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기타대출 감소세가 지속됐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창용 총재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리스크가 남아있지만, 태영건설 사태가 잘 진척돼 정부가 잘 관리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은 금리가 아닌 미시적 정책으로 도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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