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리 "아프간 난민에게 '외국인 삶 공감한다' 위로, 그게 상처 될 줄이야" [이웃집 찰스]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이웃집 찰스'가 400회를 맞이 했다. 축하를 위해 모인 출연자들은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지난 2015년 정규 첫 방송 이후 400회를 맞이한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이웃집 찰스'의 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지난달 열렸다. 행사에는 강승화 아나운서, 방송인 홍석천, 사유리, 브루노, 크리스티나, 소하기가 자리해 400회를 자축했다.

'이웃집 찰스'는 지난 2014년 추석 연휴 파일럿 방송 이후 2015년부터 정규 편성 됐다. 익숙한 세상을 떠나 낯선 한국 땅으로 온 외국인들, 단순 여행이나 일시적으로 머물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 학업, 결혼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리얼 적응 스토리를 그려왔다.

이날 연출자인 정효영 CP는 "400회, 8년째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많은 외국인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 우리도 다른 모습이 틀린 모습으로 보이지 않도록, 친근한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사랑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시청자에 인사를 건넸다.

이어 정효영 CP는 "이제는 외국인 1세대 뿐만 아니라 2세대가 자라서 직장을 구하는 시기까지 왔다. 그 분들의 모습을 정직하게 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정책도 많이 발전했다. 그런 모습을 담으려는 기획도 많이 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의 변화를 소개했다.

'이웃집 찰스'와 오랜 시간 함께 한 출연자들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홍석천은 "'이웃집 찰스'를 초창기부터 시작해서 계속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이태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반지하에서 생활을 시작하면서였다. 그 당시에는 외국친구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이태원 정도였다. 그 때랑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예전에는 외국인이 원어민 선생님 위주였다면, 지금은 가정을 이루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을 찾은 분이 많다. '이웃집 찰스'라는 멋진 프로그램을 통해서 외국인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사실 한국이 외국인의 입장에서 정착하기에 쉬운 나라는 아니다.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방인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다. 차별과 소수자에 대한 문제도 한 번 더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이웃집 찰스'를 통해서 대중과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사유리는 "'이웃집 찰스'를 통해서 실제 친구가 늘어나고 있다. 친구가 너무 많아져서 관리를 잘 해야할 정도다"며 "내가 출산을 한 뒤에도 날 자르지 않은 '이웃집 찰스'의 의리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날 자르지 말아달라. 아기도 있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웃집 찰스' 출연자와의 잊을 수 없는 기억도 있다고. 사유리는 "한 번은 아프가니스탄 가족이 난민 신청을 하고 산다며 출연을 하셨다. 나는 '공감한다'고 말을 했는데, 그게 말 실수였던 것 같다. 당시 그 분들이 '비자를 못받으면 우리는 죽는다'고 하셨는데, 내 공감의 말이 그 분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계기였다. 정말 환경이 다른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배울 기회였다"고 털어놨다.

반가운 출연자도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브루노는 "나는 '이웃집 찰스'에 오늘 처음 등장한다. 1997년 한국에 왔을 때 우연히 방송을 시작하게 됐고, 당시 '한국이 보인다'라는 프로그램에서 보쳉과 함께 한국 대장정을 했다. 그게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다. 그 때부터 5년 정도 한국에서 방송을 열심히 하다가, 마지막에는 매니지먼트 문제가 생겨서 한국을 떠나게 됐고, 얼마 전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마침 코로나가 터지면서 고생도 많이 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브루노는 "한국이 달라진 점을 말하면 예전과 비교하면 외국인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했고, 생각도 개방적으로 변한 것 같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지내기가 많이 편해졌다"고 감상을 밝혔다.

안타까운 고백도 있었다. 브루노는 "외국인으로 한국에서 지내다보니 매니지먼트 쪽 나쁜 사람에게 많이 당했다. 그것 이외에는 이제는 외국에 산다는 것이 힘들진 않다. 아직도 내게 '김치 잘먹네'라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김치를 먹기 시작한 지 35년이 지났다"고 짚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웃집 찰스'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

[사진 =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