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일!" 이대호에게 '기' 한가득 받은 日 타격달인, 끝내기로 보답 [MD후쿠오카]

[마이데일리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한국 스타일!"

이대호는 2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치바롯데 마린스의 맞대결을 관람했다. 이날 경기는 소프트뱅크가 연장 12회 역전기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6-5로 승리했다.

이대호는 현역 시절 2014~2015년 소프트뱅크에서 뛰며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이대호는 2014시즌 144경기에 출전해 170안타 19홈런 68타점 60득점 타율 0.300 OPS 0.816을 기록하며 소프트뱅크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2015시즌은 그야말로 '이대호의 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대호는 정규시즌 141경기에서 144안타 31홈런 98타점 68득점 타율 0.282 OPS 0.892로 불방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맞붙게 된 일본시리즈에서 갈비뼈 골절을 당한 우치카와 세이치를 대신해 4번 타자로 출전해 5경기에서 16타수 8안타 2홈런 '원맨쇼'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5차전에서 종료된 일본시리즈 기준 최다 타점 타이 8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인 선수 최초 일본시리즈 MVP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대호는 2015시즌이 종료된 후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소프트뱅크에서 더 이상 뛰지 않게 됐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잊지 않았고, 구단 창단 85주년-PayPay돔 개장 30주년을 맞아 이대호를 초청했다. 이대호는 28일 소프트뱅크와 치바롯데의 맞대결이 열리기 전 '세리머니얼 시구'를 할 예정이다.

'세리머니얼 시구' 행사에 앞서 후쿠오카를 찾은 이대호는 27일 前 동료들과 재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대호의 PayPay돔 방문 소식에 소프트뱅크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통산 24승 24패 105홀드 127세이브를 기록 중인 모리 유이토를 비롯해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던 첫 시즌 사령탑을 맡았던 아키야마 코지 전 감독, 과거 함께 선수로 뛰었던 하세가와 유야 1군 타격 코치 등이 이대호를 반겼다.

수많은 인물들 가운데 가장 이대호를 반갑게 맞았던 것은 '타격달인'이라는 별명을 보유하고 있는 야나기타 유키였다. 야나기타는 통산 1296경기에 출전해 1425안타 246홈런 159도루 타율 0.315를 기록 중이며, 수차례 일본 대표팀으로 활약한 선수. 특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야나기타는 지난해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본격 시작된 올스타전에서 영상편지를 남기며 남다른 친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대호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야나기타는 쏜살같이 달려와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조선의 4번 타자'를 반겼다. 이대호 또한 야나기타의 손을 부여잡으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대호와 야나기타는 매우 오랜만의 만남이었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이대호는 모자를 벗은 야나기타의 장발 헤어스타일을 보자 "머리 스타일이 왜 이렇냐"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야나기타는 "한국 스타일!"이라고 받아치며 미소를 지었다. 야나기타는 이대호와 인사를 나눈 뒤 스트레칭 장소를 아예 이대호 쪽으로 옮겼고, 준비 운동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이대호와 만담을 이어갔다.

이날 이대호의 응원이 힘이 됐을까. 야나기타는 우익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방면에 안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쪽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낸 후 카와세 히카루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었다. 이후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2루수 땅볼로 출루한 뒤 마키하라 타이세이의 홈런에 홈을 밟았다.

야나기타는 이후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5-5로 맞선 연장 12회말 1사 1, 3루에서 아즈마 유스케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소프트뱅크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대호의 기를 잔뜩 받은 야나기타가 펄펄 날았다.

[이대호와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야나기타 유키. 사진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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