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준우승 잔혹사의 반전→김성근·김응용·SUN·김진욱·장정석 ‘재취업 성공’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가 포스트시즌서 사실상 ‘광탈’한 류지현 감독과 결별했다.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헤어짐이지만, 사실상 경질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LG가 류 감독과 더 이상 동행하지 않기로 한 건 류 감독이 2년의 재임기간에 포스트시즌서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의 관리 및 운영능력도 중요하지만, 어느 팀이든 최종목적지가 한국시리즈라는 걸 감안하면 단기전의 ‘승부사’ 기질이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류 감독 이전에 더 억울한(?) 감독들도 있었다.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올려놓고도 계약연장을 하지 못하거나 경질된 케이스다. 21세기 케이스만 추리면 2002년 김성근(LG), 2004년 김응용(삼성), 2010년 선동열(삼성), 2013년 김진욱(두산), 2019년 장정석(키움) 등 총 5명이다.

흥미로운 건 5명 모두 고통의 시간을 겪은 뒤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우선 김성근 감독은 LG에서 퇴단한 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순회코치로 일했고, 2007년부터 SK 사령탑을 맡아 왕조를 개척했다. 이후 한화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올 시즌을 끝으로 지도자 생활을 마쳤다.

김응용 감독은 사실상 선 전 감독에게 사령탑을 물려준 케이스다. 삼성 사장으로 영전했으며, 한화에서 감독으로 컴백했다. 이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까지 맡았다. 선 감독은 1년 쉰 뒤 고향팀 KIA에서 감독직을 맡았고, 국가대표팀도 역임했다. 현재 LG의 차기 사령탑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김진욱 감독도 두산에서 나간 뒤 해설위원 생활을 하다 KT 2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장정석 전 감독은 5인방 중 유일하게 감독으로 재취업하지 못했지만, 단장으로 변신한 케이스다. 장 단장은 올해 KIA의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더 놀라운 건 한국시리즈 준우승 사령탑을 갈아치운 팀들 중에서 아직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추가하지 못한 팀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류 감독과 결별한 LG는 2002년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다가 올해 대형사고를 치려고 한다. 4일까지 SSG에 1승2패로 밀린다.

반면 삼성은 김응용 전 감독이 준우승을 하기 전에 이미 역사상 첫 통합우승(2002년)을 안긴 상태였다. 선 전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선 전 감독의 후임자 류중일 전 감독도 부임하자마자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두산도 김태형 감독이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왕조를 구축하며 8년간 재임한 뒤 올 시즌을 끝으로 결별했다.

배경을 떠나 모든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최종목표다. 육성이든 FA든 트레이드든 외국인선수 영입이든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마침 현재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SSG 김원형 감독과 키움 홍원기 감독 역시 2년 계약이 만료된다. 준우승 감독 잔혹사가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선동열 전 감독(위), KIA 장정석 단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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