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보다 더 강렬한 서스펜스 스릴러[곽명동의 씨네톡]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극작술의 기본은 “긴장 상태를 일으키고, 유지하고, 추측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인비저블 게스트’와 이를 리메이크한 윤종석 감독의 ‘자백’은 모두 극작술의 기본을 충실하게 지켜가며 서스펜스 스릴러의 쫄깃한 재미를 보장한다. 각본은 빈틈이 없고, 심리전은 치밀하며, 서스펜스는 팽팽하다. 단 하나의 대사도 놓치지 않아야 극적 긴장감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닮았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향한 호텔에서 의문의 습격을 당한 유민호(소지섭). 정신을 차려보니 함께 있던 내연녀 김세희(나나)는 죽어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업가에서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누명을 쓴 유민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승률 100%의 변호사 양신애(김윤진)를 찾는다. 양신애는 완벽한 진술을 위해 처음부터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석 달전 일어났던 교통사고와 실종자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고급 빌라 VS 외딴 별장

원작의 용의자와 변호사는 시내 한 복판의 고급 빌라에서 만난다. 건너편 건물에서 누군가 이들을 지켜보는 가운데 사건의 재구성은 갈수록 예측을 불허한다. ‘자백’은 깊은 산 속 외딴 별장이다. 계절도 눈이 푹푹 쌓이는 겨울로 설정했다. 빠져 나가기 어려운 고립감을 강조하면서 두 인물의 일촉즉발 심리 대결을 한층 더 강화했다.

정보 노출 시점의 변화

윤종석 감독은 “구조를 좀 바꾸고, 정보를 좀 관객들한테 노출하는 시점을 바꿔가면서 훨씬 그 캐릭터의 깊이에 대해서 좀 영화적인 체험을 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과연 그렇다. 실종자 사건의 처리와 관련, 원작에선 초반부에 보여주는데 반해 ‘자백’은 꽁꽁 숨겨 놓았다가 후반부에 드러내며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순한맛 VS 매운맛

‘인비저블 게스트’는 다른 나라에서도 리메이크됐을 정도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자백’은 스릴러의 강도를 더욱 끌어 올렸다. 원작이 순한맛이라면, ‘자백’은 매운맛이다. 특히 중요 캐릭터 한 명을 비교하자면, 스페인 버전에 비해 더 똑똑하고, 더 치밀하다. 원작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강렬한 충격을 더 주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 정도 수준의 리메이크작이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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