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짜리 마법…SSG가 증명한 극단적 윈나우, 결실만 남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00억원짜리 도박은 결국 마법으로 증명됐다. SSG가 2022시즌 페넌트레이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절반의 결실을 맺었다.

SSG는 2021년 창단과 함께 도박에 가까운 행보를 했다. 가뜩이나 선수단의 페이롤과 평균연령이 높은 상황서 리빌딩보다 윈나우에 박차를 가했다. 한화가 극단적 리빌딩이라면, SSG는 사실상 극단적 윈나우였다.

2020-2021 FA 시장에서 최주환을 4년 42억원에 잡은 건 SK 와이번스의 작품이었다. 당시만 해도 야구단 구성원들이 신세계그룹으로 이관될지 몰랐다. 결과적으로 2021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구단 매각 및 인수가 성사됐고, SSG는 첫 번째 ‘빅 카드’로 추신수를 택했다.

SSG가 추신수와 총액 27억원에 계약한 건 정용진 구단주를 비롯한 그룹 수뇌부의 결단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찬가지로 2021-2022 오프시즌에 예비 FA 박종훈(65억원), 한유섬(60억원), 문승원(55억원)을 5년 180억원에 붙잡고, 김광현마저 151억원 계약으로 복귀시킨 것 역시 정 구단주의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됐다.

김광현에게 역대 최고금액 계약에서 1억원을 더 얹어준 것, 추신수에게 올 시즌에도 27억원을 안겨준 것 역시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결과적으로 SSG가 지난 2년간 주요 거물급 선수를 계약하고 영입하는데 400억원(추신수는 첫 시즌 계약만 포함)이 들었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2년에 걸쳐 선수 6명에게 400억원을 쓴 사례는 흔하지 않다. 어차피 추신수와 김광현이 국내로 오면 SSG에 우선권이 있었다. 그리고 SK 시절부터 내부 FA를 후하게 대접했다. 이게 갑자기 2년에 걸쳐 성사된 것이라고 봐도, 앞으로 쉽게 나오지 않을 ‘빅 이벤트’인 건 확실하다.

결국 SSG는 선수단 페이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선수단의 평균연령은 더 올라갔다. 2023시즌부터 적용될 샐러리캡을 감안하면, 사실상 당분간 거물급 외부 FA 영입, 비 FA 대형계약은 어렵다는 게 중론.

그래서 1~2년 내로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의식이 SSG 구성원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김광현은 시즌 중 “꼭 신수 형 때문에 우승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추신수와 김강민이 은퇴하기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자연스럽게 리빌딩에 돌입할 것이라는 계산은 일찌감치 나온 상태다.

불펜 난조로 8월 말부터 9월 내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으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스트레스도 컸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결국 이겨냈고, 대업의 절반을 이뤘다.

추신수와 김광현은 투타의 든든한 기둥이었고, 한유섬은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비빌 언덕’이었다. 최주환은 입단 후 1년 반 동안 헤맸으나 후반기에 극적으로 부활했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재활 시즌’인 걸 감안해야 한다. 유기적 화합과 별개로, 토미 존 수술과 재활 후 두 사람의 극적인 복귀와 전력 가세가 구성원들에게 힘이 된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게 SSG가 극단적 윈나우의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정 구단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구부능선 넘었다”라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면, 극단적 윈나우는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최주환은 “정규시즌 우승을 이뤄 너무 기쁘다. 모두 최선을 다해서 우승을 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에서 웃는 게 최후의 승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준비 잘 하겠다. 전반기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후반기에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마지막까지 좋은 활약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김광현과 추신수(위), 한유섬(가운데), 최주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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