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팀 MVP+ML 콜업 '겹경사'…배지환 "보여드리겠습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필드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배지환은 23일(이하 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부터 '콜업' 소식을 전해들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지 5년 만의 쾌거, 역대 26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배지환은 경북고를 졸업한 뒤 KBO리그 입성이 아닌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피츠버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배지환은 꾹 참고 험난한 과정을 모두 견뎠다.

배지환은 2018년 로우A에서 첫 시즌을 맞았다. 그리고 1년 만에 싱글A로 승격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전면 취소된 것.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배지환은 착실히 차기 시즌을 준비했고, 2021년 산하 더블A 알투나 커브로 다시 한계단을 뛰어 올랐다. 그리고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배지환은 미국 진출 후 첫 홈런을 맛보는 등 83경기에서 출전해 89안타 7홈런 31타점 63득점 20도루 타율 0.278 OPS 0.772를 기록했다.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배지환은 더블A의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유망주들이 총집합하는 '애리조나 폴 리그(AFL)' 무대를 밟았고, 올스타에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올해 트리플A까지 올라섰다.

좋은 흐름은 이어졌다. 배지환은 지난 8월 26일 기준 86경기에서 99안타 8홈런 43타점 61득점 21도루(리그 11위) 타율 0.300(6위) OPS 0.824(20위)로 우수한 성적을 쌓아 나갔다. 현지 언론에서도 배지환이 곧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좀처럼 '콜업'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23일, 피츠버그가 정규시즌 종료까지 1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드디어 배지환을 콜업했다. 겹경사의 연속이었다. 배지환은 올해 피츠버그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자체 MVP에 오른 날 콜업 소식을 함께 접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배지환은 "23일 경기전 올 시즌 팀 MVP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감독님께서 팀에서 준비한 반지를 건네주시면서 '원래는 토요일에 주려고 했는데… 메이저리그에 승격됐다'고 말씀을 하시더라"며 "너무 기뻤다"고 미소를 지었다.

미국 진출 5년 만의 쾌거에 기쁨의 눈물도 흘렸다. 그는 "2019년 로우A에서 뛸 때 처음 만난 감독님께서 메이저리그 콜업 소식을 직접 전해주셔서 감회가 남달랐다. 콜업 소식을 전해주시면서 정말 오랜 시간 나를 꼭 안아주셨다"며 "감독님꼐서 눈물을 보이셨고, 나도 따라 울었다. 함께 겪어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콜업 소식은 당연히 가족에게 가장 먼저 전달했다. 배지환은 "부모님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셨다. 주위에서 많은 축하의 연락을 주셨다. 지금은 다소 정신이 없지만, 여유가 생긴 후 축하 메시지를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마이너리그에서 갈고 닦은 2루수, 유격수, 중견수 등의 멀티 포지션은 물론, 지난해 20도루, 올해 30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까지 이제 '최정상'의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일만 남았다. 배지환은 "그동안 보이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갈고 닦은 내 능력을 필드에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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