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바라기였는데…류현진도 못한 15승 초읽기 ‘ML판 청출어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 바라기’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24세의 우완투수 알렉 마노아(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시즌 13승(7패) 고지를 밟았다. 마노아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서 7⅓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마노아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1998년생으로 2019년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언젠가 핵심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준비의 시간은 필요했다.

그러나 마노아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작년 20경기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22로 두각을 드러냈다. 그리고 올해 실질적 에이스로 성장했다. 토론토 선발진은 올해 류현진의 시즌 아웃, 호세 베리오스와 기쿠치 유세이의 부진으로 계산에서 많이 어긋났다.

마노아가 실질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FA로 영입한 케빈 가우스먼이 뒷받침하면서 최악을 면했다고 봐야 한다. 특히 마노아는 과거 류현진을 유독 잘 따랐다. 류현진도 마노아를 집에 초대해 한국음식을 먹이는 등 유독 잘 챙겼다. 야구에 대한 얘기도 많이 주고받았을 것이다.

마노아는 95마일 내외의 패스트볼에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는다. 아무래도 체인지업 장착에 류현진의 영향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마노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작년 0.256서 올해 0.140으로 뚝 떨어졌다. 반면 헛스윙률은 13%서 19.8%로 증가했다.

마노아는 빅리그 데뷔 2년차에 15승을 바라본다. 시즌 막판에 접어들었으나 마노아의 올 시즌 기세라면 15승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그렇게 되면 메이저리그판 청출어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이던 2013~2014년, 2019년과 토론토에서 두 번째 시즌이던 2021년에 거둔 14승이 한 시즌 최다승이다. 공교롭게도 15승 문턱에서 한 끗이 모자랐다.

마노아의 향후 행보를 점치긴 어렵지만, 만 24세에 15승을 경험해보면 그 자체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마노아의 행보는 ‘만년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26)과 대조된다. 피어슨은 100마일을 넘는 강속구를 뿌리지만 숱한 부상과 적응 실패로 여전히 미래만 기약하는 처지다. 올 시즌에는 빅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피어슨은 자신보다 2살 어린 마노아가 팀의 에이스 대접을 받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프로는 나이가 아닌 실력 우선주의 무대다. 마노아는 올 시즌 토론토 마운드 최고의 발견이다.

[마노아.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