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운명의 장난…” 박찬호 결자해지와 임기영 SV…타이거즈는 절실했다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KIA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17일 광주 SSG전서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하마터면 박찬호는 팀을 대역전패로 몰아갈 뻔했다.

3-0으로 앞선 8회초 수비. SSG는 최정의 솔로포와 전의산의 우선상 적시타로 1점차로 바짝 추격했다. KIA의 절체절명의 위기. 1사 1루서 후안 라가레스의 타구가 박찬호에게 향했다. 평범한 타구였다. 박찬호로선 당연히 쉽게 처리해야 할 타구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순간적으로 판단을 효율적으로 내리지 못했다. “들어갈까 말까, 혼자 막 고민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라고 했다. 바운드 계산을 하는 와중에, 전진 대시해서 처리할지 타구를 좀 더 기다릴지 고민하다 놓쳤다는 의미다.

결국 그 순간 1루 대주자 하재훈이 2루를 돌아 3루에 들어갔다.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으나 1사 1,3루 역전 위기에 몰렸다. KIA는 하재훈의 누의공과에 대해 어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했다.

이후 최주환의 동점 1타점 우전적시타로 끝내 3-3 동점이 됐다. 박찬호로선 가장 맞이하기 싫은 끔찍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야구는 인생이고, 박찬호에겐 만회의 기회가 있었다. 3-3 동점이던 8회말 1사 2루서 타석에 들어섰다.

SSG 베테랑 노경은의 2구 포크볼을 공략해 1타점 결승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임기영이 마무리로 변신, 9회를 정리하면서 박찬호가 순식간에 히어로가 됐다. 박찬호는 “(박)동원이 형이 출루한 뒤 (류)지혁이 형이 번트를 댈 것 같았다. 자신 있었고, 무조건 쳐야 했다. 운 좋았다.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했다.

박찬호만큼 강렬하지 않았지만, 최근 비로 취소된 일정 탓에 선발 등판 순번이 꼬인 임기영이 마무리로 등장해 세이브를 따낸 것도 의미 있었다. 불펜이 무너진 KIA로선 임기영을 잠시나마 마무리로 활용해야 할 정도로 다급했다. 그리고 5위 사수가 절실했다.

임기영은 6일 광주 두산전 이후 선발 등판 기록이 없다. 12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이날 다시 구원 등판했다. 물론 구원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건 아니다. 임기영은 21일 경기에 다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불펜 대기는 이날로 끝이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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