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꿈? 바라는 것조차 미안…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 없어" ('떡볶이집')[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수 이효리가 슈퍼스타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3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에서는 대한민국의 아이콘, 최고의 슈퍼스타 이효리가 출연해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이날 지석진은 "네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효리는 이상하다'고 했다. 어떻게 평생 슈퍼스타인가 싶었다. 정말 이상했다. 4년을 쉬어도 그냥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된다. 우리는 그런 삶을 못 살아봤다"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어 "주변에 그런 사람이 별로 없다. 재석이도 평생 스타긴 하지만 걔는 열심히 노력한 애다. 걔는 10년 동안 무명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효리는 "재석이 오빠는 암흑기가 있었다. 난 무명이 없었다. 연습생 기간도 없이 한 달 연습하고 바로 데뷔하고 데뷔 2주 뒤에 1위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지석진이 "무명의 설움 이런 건 없겠다"고 말하자 이이경은 "유명의 설움은 있느냐"고 물었다. 이효리는 "유명의 설움? 감사하지 설움이 어디 있느냐"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에 지석진은 "나는 솔직히 이효리나, 재석이도 마찬가지고 방향은 다르지만 둘의 인생으로 살기에는 힘든 점이 많을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효리는 "좋은 거일 때는 감사하다. 별거 아닌 가십이나 힘든 이야기를 널리 알릴 때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왔다 갔다 사는 거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김종민은 "효리가 처음 나한테 말 걸어줬을 때가 있다. 그때 호주 공연을 갔다. 코요태랑 효리가. 효리는 안무팀이랑 스태프랑 호프집을 통째로 빌렸다. 나는 구석에서 백댄서 형이랑 둘이서 먹고 있는데 딱 나한테 '뭐해? 같이 먹자'라고 하더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이효리는 "슈퍼스타로 살기 1단계. 어려운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자"라며 "나는 원래 성격이 말을 거는 걸 좋아한다. 소외감 느끼는 사람에게 말 거는 거 좋아한다. 내가 말을 걸면 내가 굉장히 지금 짠해 보이는구나 생각하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지석진은 유명한 타이틀 '이효리 비켜!'를 언급했다. 그는 "굉장히 주목받는 신인이 나오면 '이효리 비켜!'라는 타이틀이 나온다. 그런데 솔직히 비키게 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효리는 "많이 비켰다. 지금은 끝까지 비켰다"며 "그렇게 자극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러고 나는 그런 기사가 많이 나면 고맙다. 뭔가 어떤 대명사인가 보다 싶다"며 "신인들이 비키라고 하는 대명사가 내가 아니라 '손담비 비켜', '아이비 비켜'이러면 '어, 이제 내 이름을 안 쓰네' 이랬을 거다. 비키라고 해줘서 감사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지석진이 "기분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자 이효리는 "오빠, 예능의 샛별한테 '지석진 비켜'라고 안 한다. '유재석 비켜'라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데뷔 24주년을 맞은 핑클과 멤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특히 팬들이 데뷔 24주년을 기념해 지하철에 건 광고에 대해 이효리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런데 또 팬들은 해줄 수 있다는 기쁨이 있으니까"라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다.

핑클 멤버들은 데뷔 24주년을 기념해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대신 얼마 전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고. 이효리는 "유리는 쌍둥이를 낳고 육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진이는 뉴욕에서 사는 남편하고 결혼해서 엄청 잘 산다. (남편이) 진이를 엄청 사랑하는 것 같다. 주현이는 지방에서 '레베카' 공연하고 바로 달려왔고 나도 제주도에서 올라와서 만났다"며 멤버들의 근황을 전했다.

이효리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최초의 남북합작 CF의 주인공이다. 2005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북한의 무용수 조명애와 함께 CF를 찍었던 것. 이효리는 "남한의 광고주는 '계속 붙고 어깨동무를 해라, 이어폰 나눠 써라, 손을 잡아라'라고 하는데 조명애 씨는 계속 피했다. 콘티에 없는 접촉을 원하지 않았다. 그분도 그쪽의 눈치를 봤을 거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해당 CF는 2018년 영화 '공작'에서도 에피소드로 다뤄졌다. 이효리는 "내가 실존 인물로 출연했다. 영화는 처음에 계속 내가 연기에 대한 자신도 없어서 안 한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장문의 손편지를 보내주셨다. 이 인물이 되게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거기에 만약 이효리 역할에 다른 사람이 나오면 사실감이 떨어질 것 같다고 정중하게 부탁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그 CF를 찍을 당시에 머리가 노랬다. 그런데 나는 영화를 찍을 때 머리가 까맸다. 그래서 가발을 쓰고 젊은 분장을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아이콘으로 인기 절정의 삶을 살았던 이효리. 그는 "15년 정도는 정말 바쁘게 살았다. 하루에 스케줄만 서너 개 하고 신문사 가서 사진도 막 찍고 라디오를 했다. 그때 하이틴 잡지도 찍고 피곤하고 뭐라고 생각할 겨를이 없이 움직였다"며 "아무 생각 없이 가라면 가고 오라면 왔다. 너무 갑자기 스케줄도 많고 광고도 많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했다. 예민해지기는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민하지 않을 것에도 예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잠도 너무 잘잔다. 머리만 대면 잔다. 우울할 때가 있다 물론. 그런데 그게 2시간을 안 넘는다. 노력을 했다. 그런 것에 빠지지 않으려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며 밝은 면모를 드러냈다.

이에 이이경은 "궁금한 게 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라 그러면 돌아가기 싫다. 내 기준으로 너무 치열하게 살았다. 다시 돌아가면 이렇게 못할 것 같다. 그런데 누나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느냐"고 물었다. 의외로 이효리는 "간다. 무조건 간다. 가서 지금의 마음으로 살고 싶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그렇게 까탈스럽지 않고 사람들한테 더 잘하고 스태프한테도 더 잘하고 품어주고. 영향력이 더 컸을 때 내가 무슨 일을 하면 더 많이 알려지지 않겠느냐. 그런데 너무 인기가 하락했을 때 시작해서 아쉽다. 다시 '텐미닛' 때로 돌아가서 너무 착하고 사람들한테 베풀면서 살고 싶다"고 남다른 면모를 드러냈다.

이를 들은 이이경은 "안 돌아가고 싶어 할 줄 알았다. 내가 겪은 인생을 한 번 더 리와인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효리는 "왜 돌아간다고 꼭 리와인드해야 하느냐. 다르게 살면된다. 또 다르게 살아보고 또 다른 남자도 만나보고. 못 만나 봤던 남자도 만나보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석진은 "슈퍼스타 아니었느냐. 20년 전으로 가는데 그 정도 슈퍼스타가 아니어도 갈 거냐"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효리는 "일단 젊음이면 간다. 젊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오히려 슈퍼스타로 안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도 좋지만 피곤함도 있다. 이제는 그 긴장감보다는 편안함을 살고 싶다. 예상이 가능한 내 삶이 이제는 좋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종민은 "슈퍼스타가 아니면 네가 만나던 다른 사람들은 만나지 못할 것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효리는 "남자를 못 만나느냐"고 반문하더니 "그 수준의 맞는 남자들을 만나면 된다. 남자는 많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에 지석진은 "슈퍼스타의 삶은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효리는 "이제는 진짜 BTS 정도는 돼야 슈퍼스타다. 이정재 씨 같이. 이제는 나도 슈퍼스타 축에도 못 낀다. 우리 다 고만고만하다. 국내용, 내수용 연예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이효리는 톱스타의 길에서 내려오고 싶지는 않다고. 그는 "안 내려가고 싶다. 언제 또 있어 보이려고 또. 그런데 사람 생각이라는 게 또 그때그때 바뀐다. 이건 '효리네 민박' 때 한 이야기"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끝으로 세 MC들은 슈퍼스타 이효리의 꿈에 대해 물었다. 이효리는 "또 뭔가 꿈을 바라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이건 진심이다. 내가 뭘 꿈이라고 또 꿈을 품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로 너무나 감사하고 건강하다"며 "너무 사랑해주는 남편, 아직도 대중분들도 사랑해주시고 제주도에서 편안하게 요가하고 자연에서 사는 너무 최상의 삶을 살고 있다. 꿈을 품기조차 미안하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효리는 "이대로만 가자. 아니 이대로 못가도 좋다. 지금까지도 너무 좋았다. 내일 당장 죽어도 나는 여한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진 = MBC에브리원 '떡볶이집 그 오빠'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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