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견제사 5개' 롯데가 그토록 준비한 '디테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상황에서 두 개의 주루사가 찬물을 끼얹었다. 한 번 빼앗긴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롯데는 오프시즌 '디테일'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디테일'은 서튼 감독이 스프링캠프 기간 중 입밖으로 가장 많이 뱉은 단어. 롯데는 수비는 물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신경을 썼다. 결과물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롯데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주루에서 디테일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모습은 조금 다르다.

롯데는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결코 좋지 않았다. 롯데는 21일 경기에서 무려 5개의 실책을 범했고, 22일에도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두산과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지난 주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13개의 실책을 남발했다면, 24일 경기에서는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발목을 잡았다. '디테일'은 찾아볼 수가 없는 야구를 하고 있다.

롯데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치홍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후속타자가 이대호였기 때문에 득점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주루 플레이에 아웃카운트는 순식간에 늘어났다. 이대호가 SSG 선발 오원석과 3B-2S 승부 끝에 7구째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때 자동 스타트를 끊은 안치홍이 중간에 주루플레이를 멈춰버린 것. 결국 안치홍은 협살로 잡혔고, 롯데의 첫 번째 찬스가 사라졌다.

아쉬운 플레이는 연달아 나왔다. 롯데는 2회 1사에서 이번에는 조세진이 안타를 쳐 출루에 성공했다. 자신감이 넘쳤을까. 도루를 시도한 조세진이 SSG 오원석의 견제에 걸려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후속타자 지시완의 안타, 김민수의 볼넷이 나왔기 때문에 결과는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주루플레이는 치명적이었다. 경기 초·중반 좀처럼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하던 롯데는 7회 SSG의 바뀐 투수 조요한의 제구 난조로 한 점을 추격했다. 그리고 1사 2루에서 김민수가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2-2로 균형을 맞췄다. 이때 또 한 번의 주루사가 나왔다.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던 만큼 2루 베이스까지 노리는 것은 리스크가 있었다. 하지만 타자주자 김민수는 망설임 없이 2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다. SSG도 좌익수-2루수로 이어지는 깔끔한 중계 플레이를 선보였고, 김민수는 아웃 판정을 받았다. 비디오 판독에도 결과는 변함이 없었다.

주루사는 경기가 끝나기 직전까지 나왔다. 롯데는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성빈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역전 찬스를 손에 넣는 듯했다. SSG의 서진용도 황성빈이 빠른 발을 묶기 위해 끊임없이 견제구를 뿌렸다. 그리고 결국 황성빈이 서진용의 견제보다 늦게 1루 베이스로 돌아갔가면서 견제사를 당했다.

비디오 판독을 모두 소진한 9회에는 석연치 않은 판정도 나왔다. 롯데는 이대호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대주자 장두성을 투입시켰다. 이번에도 SSG 서진용은 주자를 봉쇄하기 위해 견제구를 뿌렸고, 견제사를 당했다. 화면을 통해 봤을 때 아웃이 아닌 세이프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을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1루 원현식 심판의 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결국 롯데는 8회 이후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고, 9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바뀐 투수 김유영이 최지훈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패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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