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하루 앞둔 故강수연 빈소…이순재·설경구·정준호·박소담 등 조문 행렬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이순재, 설경구, 정준호, 박소담, 김보연, 최명길, 차태현, 임권택 감독 등이 고(故) 강수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발인을 하루 앞둔 10일, 강수연의 빈소에는 조문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영화 '웨스턴 애비뉴'(1993)에서 고인과 호흡한 배우 정보석이 조문했다. 정보석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소식을 접했다"라며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추모하기도 했다.

영결식 추도사를 맡은 설경구는 박소담과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장선우 감독의 영화 '경마장 가는 길'(1991)로 고인과 인연이 된 김보연은 최명길과 방문해 추모했다. 차태현도 조용히 조문을 다녀갔다. 임 감독은 사흘 연속 빈소에서 고인을 기렸다.

이순재는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나와 "고인이 초등학생 때 나와 영화를 찍었다. 당돌했다. 심한 소리를 들어도 울지 않았다. 잘되겠다고 했는데 대성했다"라며 "너무 일찍 떠났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었다. 얼마든지 재평가받을 수 있는 나이인데 일찍 떠나 안타깝다"라며 "평안히 영면하길 바란다.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난 정준호는 고인에 대해 "작품을 같이 하진 못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 후 식사 자리에서 뵀다. 평소엔 조용하신데 후배들과 있으면 호탕하셨다. 후배들을 따뜻하게 챙겨주고 격려의 말도 해주셨다. 옆집 누나처럼 편하게 응원해주셨다"라며 침통해했다.

이어 "갑자기 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너무 슬프다. 마음 편히 천국에서 쉬시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자택에서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 7일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1일이다.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다.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고문을 맡았다.

강수연은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등에 출연하며 청춘스타가 됐다.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최우수 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숱한 화제작을 내놨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유작은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가제)다.

[사진 = 고 강수연 장례위원회]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