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 레오의 부활, OK금융그룹 봄배구 날개 단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V리그도 어느덧 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역대급 순위 경쟁 속에서 OK금융그룹의 도약이 돋보이고 있다. 역시 그 중심에는 레오가 있다. 한때 부상으로 신음하기도 했던 레오가 다시 힘을 내는 원천은 무엇일까.

V리그 여자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재개됐지만 남자부는 아직 중단된 상태로 오는 5일 재개를 앞두고 있다. 아무래도 리그 일정 중단을 가장 아쉬워 할만한 팀은 OK금융그룹이다. 5라운드 들어 4승 1패로 상승세를 타면서 팀 순위를 4위까지 끌어 올렸다. 이제는 봄 배구도 노릴 만한 상황. OK금융그룹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레오는 시즌 막판인 5라운드인데도 공격 성공률이 52.8%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레오의 맹활약 속에는 '가족의 힘'이 자리 잡고 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이 일찍부터 언급한, 이른바 '가족 입국 효과'는 상당했다. 레오는 정신적 지주인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더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2년 만에 만난 가족 앞에서 더 멋진 경기력을 선보이겠다는 레오의 의지는 코트 위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지난 5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고 난 뒤 경기장을 찾은 아들을 가리키며 비장한 표정을 짓던 모습은 레오의 달라진 마음가짐과 가족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레오의 어머니는 입국 후 아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부터 찾았는데 하필 레오가 부상을 입으면서 한동안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아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려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레오의 아들과 함께 시간이 허락할 때면 경기장을 찾아 레오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레오는 예기치 못한 부상이 찾아왔지만 이 역시 '가족의 힘'으로 극복했다. 어머니는 레오가 한국에서 자주 먹지 못했던 '고향' 쿠바 음식을 해주는 한편 부상 관리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덕분에 레오도 재활에 집중할 수 있었다. 레오는 '가족의 힘' 덕분에 빠르게 몸을 회복했고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어머니와 아들이 입국한 이후 레오가 더 밝아지고 선수들과 대화도 늘었다"고 밝혔다.

레오도 낯선 한국 땅에서 지내게 된 가족의 적응을 돕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중에는 서울 관광 명소를 함께 다니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었고 아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영어 과외를 시켜주는 등 오랜만에 '아빠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석진욱 감독도 '도우미' 역할을 자처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 가족이 낯선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레오 가족과 함께 보양식으로 식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레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레오의 가족 덕분에 레오 뿐만 아니라 OK금융그룹도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마침 OK금융그룹은 오는 7일과 11일에 우리카드를 차례로 만난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OK금융그룹의 봄 배구 당락 여부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족의 힘'으로 무장한 레오가 이젠 '봄 배구 해결사'로 나선다.

[레오와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첫 번째 사진) 레오의 아들이 영어 공부를 하는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 = OK금융그룹 구단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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