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인색-폭풍 지적' 김호철 감독...'앓던 이' 향해 처음으로 "만족한다"며 '엄지척'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오늘처럼만 한다면 만족한다.”

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에게 만족한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이제 믿음이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 기업은행은 2일 경기도 화성실내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도로공사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7-25, 25-14, 17-25, 25-21)로 승리했다.

팀은 3연승을 거두었고 도로공사를 상대로 올 시즌 IBK기업은행의 첫 승리였다. 지난 12월 18일 흥국생명전부터 사령탑에 오른 김호철 감독은 4승7패라는 성적을 올렸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4승1패로 선전중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날 경기에서 IBK의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등록명 산타나)의 활약이었다. 이날 산타나는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해 26점을 올렸다. 국내 무대에서 자신이 올린 가장 많은 득점이며 팀내 최다 득점이었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62.5%에 달했다.

올 시즌 내내 IBK의 골칫거리였던 외국인 선수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준 활약이었다. 김호철 감독이 “만족한다”라는 표현을 쓴 선수가 바로 산타나였다.

김호철 감독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산타나에게 큰 기대를 가졌었다. 그런데 5라운드 첫 경기 KGC인삼공사를 앞두고 훈련 도중 뇌진탕 증세를 보여 뛰지를 못했었다.

사실 이 경기부터 내심 김호철 감독은 산타나의 활약에 큰 기대를 가졌었다. 하지만 당시 김호철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몸 상태를 90%까지 끌어올리라고 산타나에게 주문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90%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그러면 몇%가 되느냐는 질문에 김호철 감독은 “많아야 80%정도? 현 수준은 베스트 기량의 70~80% 정도 될 듯 하다”고 점수를 짜게 줬다.

반면 산타나는 “컨디션이 100%수준까지 올라와 있다”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몸을 만들었고 현재는 거의 100% 준비되어 있다”고 강조했었다.

2일 경기만을 놓고 보면 산타나의 말이 맞았다. 이날 산타나는 범실이 단 3개에 불과했고 공격 성공률이 62.5%에 달했다. 김호철 감독으로서는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활약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한국도로공사전이 끝난 후 산타나에 대해“기술이 좋은 선수다 보니 몸만 좋아지면 힘도 있기에 괜찮을 것 같다”며 “체력 충전을 하지 않으면 힘들 수 있을 거다. 오늘처럼만 한다면 만족한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산타나도“팀에서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줬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100%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호철 감독이 부임 후 공식적으로 선수들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칭찬을 좀처럼 하지 않았다. 팀을 만들어가는 도중이었기에 칭찬보다는 단점이나 보완해야할 점에 더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김호철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이후 IBK기업은행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누누이 강조했었다. 김희진의 라이트 변경, 표승주의 맹활약에 이어 이제 그동안 ‘앓던 이’ 외국인 선수 문제까지 해결한 느낌이다.

산타나가 제실력을 발휘함에 따라 김희진-표승주-산타나가 이끄는 IBK가 남은 경기에서 ‘봄배구 진출’을 노리는 팀에 고춧가루를 팍팍 뿌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IBK 경기가 더욱 더 재미있게 됐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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