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승 노감독의 소망 "사직 구장이 사라지기 전에..."

강병철감독이 말하는 롯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문제점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어느덧 그의 나이 70대 중반이다. 1984년 철완(鐵腕) 최동원의 신화로 첫 한국 시리즈 우승, 1992년 윤학길 박동희 염종석으로 구성된 선발진을 앞세워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전 롯데 강병철감독은 건강한 목소리로 ‘사직 구장이 없어진다는데 그 전에 한 번 더 우승을 해야지’라고 자이언츠에 대해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올해는 11번 배번이 영구 결번된 고 최동원의 10주기였다. 1982년 원년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유일한 영구 결번이다. 시속 150km 대 강속구를 뿌리던 박동희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롯데 팬들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어느 때보다 갈망한 시즌이었는데 허문회 감독을 5월에 경질하고 래리 서튼 감독 체제로 시즌을 치렀으나 결국 8위로 마감했다.

강병철감독은 창단 감독인 박영길감독에 이어 1983년 7월 감독 대행을 맡았고 1984년부터 1986년까지 2대 감독을 지냈다. 그리고 정식 감독 첫해인 1984년 38세의 나이에 롯데를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만들어냈다.

그리고 두번째는 롯데 6대 감독으로 복귀했다. 1991~1993년 3년 계약 기간 중인 1992시즌 롯데의 두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세번째가 2006~2007시즌 제12대 감독 시절인데 이때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롯데 감독을 세 번하면서 두 번의 우승, 그리고 그게 KBO 리그 40년 역사, 야구의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전부이다. 1992시즌 이후 올시즌까지 롯데는 29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고 있다.

강병철감독은 “그 시절과 지금은 다르다. 그 때는 선수 층이 얇아 뛰어난 선수가 승부를 주도했다. 그런데 지금은 경기 수도 많아져 두터운 선수 층과 안정된 전력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지난 해와 올시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이 시즌을 치를 만큼 충분히 훈련을 못하고 경기를 한 것 같아 아쉽다. 144경기 수가 많다는 느낌이다"라고 현 KBO리그 상황을 걱정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노감독은“전반적으로 훈련 량이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요즘은 많은 팀들이 코치와 선수 관계에서 과거와 달라진 것 같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코치들이 선수들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역할이 다르고 그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끌려 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투수를 예로 들면 한 시즌을 치르려면 필요한 훈련량이 있고 준비 과정에서 던져 놓아야 하는 투구 수가 있다. 그런데 선수들이 부상을 우려해 꺼리면 코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처한다”고 밝혔다.

강병철감독은 “나도 나이가 들어 살이 쪘다. 그런데 KBO 리그 구단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 같다. 코로나 19 영향도 있겠지만 선수들의 훈련과 관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훈련이 부족하면 선수들에게 부상이 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는 최근 사직 구장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계획을 밝혔다. 1984년 한국시리즈가 열렸던 부산 구덕 야구장은 이미 철거되고 없다.

당시 롯데의 한국시리즈 상대가 김영덕감독이 이끈 삼성 라이온즈였는데 그 때 삼성의 홈 구장이었던 대구 시민구장은 남아 있다. 삼성은 올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의 성적을 거두고 새 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의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 중이다.

1986년 개장한 사직 야구장에서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시는 대체 구장이 준비되는 대로 롯데의 홈 구장을 임시 이전해 경기를 치르고 2028년까지 새 구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롯데는 2029년에야 재건축된 사직 구장에서 야구를 하게 된다.

이제 롯데의 숙제는 사직구장이 사라지기 전에 한번 더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사진=마이데일리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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