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하늘이 주신 기회? ERA 0.36 필승카드로 ERA 10.93 만난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하늘이 주신 기회인가. 아직 LG의 선두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LG는 27일 대전 한화전을 9-1 완승으로 장식했다. 마침 삼성이 키움에 3-8로 패하고 KT도 NC에 6-9로 무릎을 꿇으면서 세 팀 간의 간격은 더욱 촘촘해졌다. LG는 1위 삼성과 1.5경기, 2위 KT와 1경기차로 뒤져 있어 아직 희망을 버릴 때는 아니다.

마침 LG는 1승을 추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LG가 28일 대전 한화전에 내세우는 선발투수는 이민호. 올해 프로 2년차를 맞은 이민호는 8승 9패 평균자책점 4.45를 기록하며 LG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팀내 토종 투수로는 유일하게 100이닝을 돌파, 109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민호의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필승카드'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한화전만 한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그가 거둔 8승 중 절반에 해당하는 4승을 한화전에서 수확했다. 한화전 평균자책점은 0.36. 믿기 어려운 수치다. 상대를 만나면 만날수록 투구 내용은 더욱 완벽해졌다. 4월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⅓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고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민호는 이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5월 9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이민호는 7월 4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9월 10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한화 선발투수가 라이언 카펜터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카펜터는 올 시즌 5승 12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고 있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지만 투구 자체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카펜터가 LG를 만나지 않았다면 카펜터의 올 시즌 성적은 훨씬 나았을 것이다. LG만 상대하면 꼬리를 내리기 일쑤였다. 올해 LG전에서 3경기에 나왔는데 3패를 당한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이 10.93으로 최악이었던 것이다.

카펜터는 4월 23일 대전 LG전에서는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9월 9일 잠실 LG전에서 4이닝 4피안타 4볼넷 8실점(7자책), 9월 22일 대전 LG전에서도 4이닝 8피안타 3볼넷 9실점으로 무너지면서 LG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아무리 데이터를 무조건 신봉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양팀 선발투수의 상대 전적이 워낙 극명하게 엇갈리는 터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매치업이다. 한화를 상대로 극강의 피칭을 선보인 이민호가 이번에도 완벽한 투구를 보여줄지, 아니면 카펜터가 데이터를 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 우완투수 이민호가 투구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한화 외국인투수 라이언 카펜터의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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