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상위선수와 가을야구의 상관관계…웰뱅톱랭킹 포인트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벌써 10월이다. 날씨는 선선해지고 있지만 '가을야구'를 향한 치열한 경쟁은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시기만 놓고 보면 이미 '가을야구'를 진행하고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브레이크 기간이 있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리그 중단 사태로 인해 11월에 가서야 포스트시즌이 개막할 전망이다.

KT 위즈가 가장 먼저 70승을 돌파하면서 선두를 수성하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2~3위 자리에서 호시탐탐 1위를 노리고 있다. 9월에 치고 올라온 두산 베어스가 4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가 5위 한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이는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도 8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여전히 5위를 향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가을야구행 진출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주축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각종 지표에서 뛰어난 기록을 남긴 선수들이 많을수록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선두 KT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KIA, 한화다. KT는 투타에서 고영표와 강백호가 대부분의 데이터에서 정상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KIA와 한화는 투타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없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웰뱅톱랭킹'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웰뱅톱랭킹 포인트는 중요한 상황에 활약하여 승리에 기여한 선수를 높게 평가하는 특별한 선수 평가 시스템이다.

'천재타자' 강백호는 KT의 단독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강백호는 1737.33포인트로 웰뱅톱랭킹 타자랭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 한때 4할 타율을 노렸던 강백호는 타율이 3할 4푼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 중 1명으로 꼽힌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가 롯데전(10월 1~2일) 이후 볼이 보인다고 하더라. 계속 좋아지고 있다"라고 강백호의 타격감이 주춤하다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말했다.

KT는 강백호 외에는 타자랭킹 20위 안에 포함된 선수가 없지만 투수랭킹에서 고영표(1459.46P)가 3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093.69P)가 12위, 김재윤(893.78P)이 17위에 오를 만큼 튼튼한 투수력으로 창단 첫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5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노리는 삼성도 타자랭킹에서 호세 피렐라(1548.49P)가 4위, 구자욱(1419.60P)이 6위, 오재일(1226.66P)이 12위로 높은 순위에 있고 투수랭킹에서도 데이비드 뷰캐넌(1518.32P)이 2위, 오승환(1426.18P)이 4위, 원태인(1284.19P)이 7위, 백정현(1181.87P)이 8위에 올라 있다. 여러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는 힘이 단단하다. "우리는 원팀으로 뭉쳐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허삼영 삼성 감독이 밝힌 삼성의 도약 비결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 LG는 원투펀치인 케이시 켈리(1343.35P)가 투수랭킹 6위, 앤드류 수아레즈(1171.63P)가 10위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타자랭킹에서도 김현수(1384.12P, 7위)와 홍창기(1333.98P, 9위)가 톱 10 안에 들어가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LG가 테이블세터로 기용하는 선수들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한다. 김현수는 "체력은 아직 괜찮다. 모두 정신이 지배하는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는 것을 감사히 생각하려고 한다"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

4위 두산에는 투수랭킹 1위 아리엘 미란다(1770.70P)가 존재한다. 미란다는 150km에 달하는 묵직한 빠른 공에 엄청난 탈삼진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가 제구력이 갈수록 좋아졌고 적응을 잘 했다"라고 평가했다. 구위도 구위이지만 제구력이 안정을 찾은 것이 롱런의 비결이다. 미란다 다음으로는 최원준(1160.46P)이 11위에 있고 타자 최고랭킹은 김재환(1365.63P)으로 역시 8위에 있다. 다만 두산은 양석환(1062.64P, 16위)과 워커 로켓(777.48P, 21위)의 부상으로 향후 레이스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5위 다툼은 끝까지 안갯 속이다. 키움은 5할대 승률로 5위 싸움에서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는데 투수랭킹에서 5위에 오른 에릭 요키시(1406.76P)가 있지만 요키시의 힘만으로는 가을야구를 보장하기 어렵다. 타자는 이정후(1247.20P)가 11위에 위치한 것이 최고 랭킹. 키움이 한창 잘 나갈 때 큰 힘이 됐던 박병호(719.98P), 최원태(248.36P) 등 팀의 간판급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키움의 앞날이 밝다고만 할 수 없다.

SSG는 투타 불균형이 발목을 잡는다. 타자랭킹 3위인 최정(1606.01P)을 보유하고 있고 추신수(1313.51P)가 10위, 한유섬(1076.66P)이 15위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수랭킹에서는 윌머 폰트(899.86P)가 16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다는 점만 봐도 SSG 전력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문승원과 박종훈의 시즌 아웃 공백이 여파가 크고 샘 가빌리오(122.90P)도 미덥지 못하다.

NC는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주축 타자들의 공백 속에서도 타자랭킹 1위 양의지(1859.24P)가 있어 치열한 5위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양의지는 팔꿈치가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는 형편이지만 타격에서는 이미 100타점을 돌파할 만큼 팀의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여기에 나성범이 13위(1226.29P), 애런 알테어(1097.15P)가 14위를 달리는 만큼 가을야구를 포기할 상태는 아니다. 다만 역시 투수진에서는 드류 루친스키(1175.44P)가 9위에 올라 있을 뿐, 20위 안에 다른 선수의 이름은 보이지 않아 투수력의 한계가 존재한다.

8위 롯데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경쟁력 있는 타선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 '타격 기계'로 떠오른 전준우(1490.51P)가 타자랭킹 5위까지 치고 올랐고 정훈이 17위(1018.61P), 안치홍(924.51P)이 22위로 꾸준히 좋은 타격을 보여주는 중. 하지만 투수랭킹 톱 20에 선발투수는 1명도 없고 신인왕 후보인 셋업맨 최준용(698.64P)이 27위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일 만큼 투수력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롯데의 운명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가을야구와 웰뱅톱랭킹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9위 KIA 타이거즈는 김선빈(1014.93, 18위), 정해영(996.53, 14위), 10위 한화 이글스는 노시환(920.58, 23위), 닉 킹험(1017.15, 13위) 외에는 순위권에 위치한 선수가 없다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보다 더 자세한 웰뱅톱랭킹 점수 확인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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