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 무산은 덤덤, 완봉승은 욕심 났던 이재학 [MD코멘트]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첫 완봉승보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

NC 다이노스 이재학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6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10구, 1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재학은 최고 145km의 직구(55구)와 체인지업(50구), 슬라이더(6구)를 섞어 던져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이재학은 지난 2013년 7월 31일 문학 SK 와이번스전 이후 2998일 만에 완봉승을 손에 넣었다. 개인 통산 2번째, 팀 통산 5번째의 기록으로 1피안타 완봉승은 구단 최초가 됐다.

기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재학은 지난 2017년 6월 16일 두산전 이후 1852일 만에 두산을 상대로 승리하며, 두산을 상대로 개인 4연패를 끊어내고 시즌 6승(6패)째를 수확했다.

'완벽'한 투구였다. 이재학은 이날 6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7회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이재학은 8회 1사 1, 2루의 위기를 극복한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정수빈-페르난데스-박건우로 이어지는 타선을 매조지며 8년 만에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경기후 만난 이재학은 "완봉승을 한 것도 상당히 좋지만, 팀이 힘겨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한 경기지만 불펜을 아끼면서 이길 수 있게 한 것에 기분이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노히트' 행진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던 이재학이다. 하지만 8회를 마친 시점에서 투구수는 95구로 많았지만 노히트와 달리 '완봉'은 노렸다. 그는 "7회 안타를 맞았을 때 '그냥 맞았구나' 하고 넘겼다. 별생각이 없었다. 의식을 하면 흔들릴 것 같아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며 "손민한 코치님께서 '9회도 간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나도 계속 던질 생각을 하고 있었다. 끝까지 잘 믿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첫 완봉승은 정말 처음 한 것이라서 좋았다. 하지만 오늘은 부진함 속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첫 완봉은 정신이 없었다면, 오늘은 그때보다 기분이 더 좋은 것 같다"며 "그동안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가지 못하면서 볼넷을 많이 내주다 보니 경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은 카운트를 빠르게 가져갔고, 결과가 잘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을 올 시즌 후반기에 비로소 털어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원조 에이스'로서 명성을 되찾는 일만 남았다. 이재학은 "아무래도 제구나 구위가 많이 떨어졌었다. 투구폼도 일정하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을 했다. 후반기가 되면서 구위가 많이 회복됐고, 제구는 오늘 처럼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NC 다이노스 이재학.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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