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던 송명근, 석진욱 감독 경쟁 유도에 '정신 번쩍'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의정부 이후광 기자] “몸이 좋은 선수가 선발이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넘치는 레프트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기용하기 위해 위와 같은 기준 아래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그 결과 최근 김웅비, 차지환 등 새 얼굴들이 코트에 등장하며 4라운드 4승 1패 상승세를 견인했다. 석 감독의 경쟁 유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는 기존 주전 레프트인 송명근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올 시즌 잦은 기복으로 웜업존과 코트를 자주 드나들었던 그는 전날 의정부 KB손해보험전에서 17점(공격성공률 72.72%)을 올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모처럼 경기 내내 OK금융그룹 프랜차이즈 스타의 시원한 스파이크를 볼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경기 후 만난 송명근은 “올 시즌은 몸이 좋은 선수가 코트에 들어간다. 감독님이 항상 몸 상태를 체크하시고, 뛰고 싶으면 연습할 때부터 최선을 다해 보여주라고 하신다”며 “나 역시 거기에 맞춰서 하고 있다. 최근 어려운 부분이 많았는데 오늘(19일) 리듬을 잇는다면 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경쟁 효과를 언급했다.

석 감독 역시 “아무래도 몸이 안 좋으면 제외시키는 방법이 자극이 됐던 것 같다. 이렇게 한 뒤로 각자 긴장하고 몸 관리를 잘한다”고 흡족해했다.

그 동안은 어떤 부분이 문제였을까. 송명근은 “내용으로 그만큼 못 보여줘서 교체됐고, 그러면서 많이 흔들렸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코트 안에서 해야할 역할을 못하면 앞으로도 또 그럴 수 있다. 역할을 해내야 승리에 공헌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감독의 경쟁 유도와 함께 가족의 존재도 부진 탈출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첫 아이를 얻은 송명근은 “집에 갔을 때 아내와 아기가 반겨주면 너무 예쁘다. 요즘 살이 포동포동 올라와서 귀엽다”며 “아무래도 잘 안 될 때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힘들 때 이겨낼 수 힘이 생긴다”고 이른바 ‘분유 버프’의 실체를 설명했다.

OK금융그룹에게 전날 승점은 3점 이상의 가치였다. 경쟁자인 KB손해보험을 4연패에 빠트리는 동시에 순위를 2위로 한 계단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제 선두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는 불과 2점이다. 지난 시즌과 달리 후반기에도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송명근은 이에 대해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들이 많이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기 실력을 발휘해준 덕분이다. 준비해주는 사람이 그만큼 열심히 해주고 도와주니까 지금의 위치에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승과 최하위를 모두 경험했던 송명근은 이번 시즌 팀의 최종 위치를 어디로 보고 있을까. 그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예전에 떨어질 때는 하염없이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지금은 아니다. 펠리페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선수들의 범실도 줄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송명근은 석 감독이 꼽은 OK금융그룹의 후반기 키플레이어다. 결국 송명근이 레프트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팀이 보다 높은 곳을 꿈꿀 수 있다.

석 감독은 “분위기 상승에는 송명근이 제일이다. 작년에도 송명근이 부진하면서 팀이 떨어졌다”며 “앞으로 충분히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였다.

[송명근. 사진 = 의정부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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