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시간' 정진영 "배수빈x차수연에 미안, 무거운 짐 안겼다" [MD인터뷰③]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겸 감독 정진영(57)이 자신의 연출 데뷔작에 출연해준 모든 배우들을 향해 "고맙다"고 전했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으로 감독에 데뷔한 배우 정진영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정진영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사라진 시간'은 장르 구분 없이 코미디,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판타지 등을 오가며 기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결말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만 빨려 들어가는 맛이 있다. 어느 것 하나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정진영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다.

배우들 또한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특히 정해균이 그랬다. 이와 관련해 정진영은 "(정)해균 씨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후배다. 그런데 시사회에서 '전혀 모르겠다'고 하길래 '쟤 갑자기 왜 저럴까?' 생각했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해균이가 처음으로 그 말을 던진 뒤에 조진웅과 배수빈도 받아주려고 농담을 했고, 다시 빠져나왔다. 그런데 해균이는 끝까지 그러기에 '너 왜 그러냐'라고 했더니 그냥 농담이었다고 하더라. 이게 얼마나 코미디냐. 그 현장이 사석에서 농이 오가는 자리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어차피 우리 모두는 논리로 이야기할 수 없는 작품인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냥 코미디다"라고 전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의 포문을 연 배수빈과 차수연도 언급했다. 정진영은 "(조)진웅이는 처음부터 그냥 믿고 온 애였고. 가장 어려운 게 (배)수빈이와 차수연 씨였다. 가장 미안하다. 그들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지게 했다. 영화가 선생 부부의 이야기와 형구(조진웅) 부부의 이야기로 나뉘지 않나. 부부는 갑자기 앞에 나와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야 한다. 대사도 다 굉장히 연극적으로 줬다. 형구와 차이를 두기 위해서였다. 멜로도 70년대 멜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형구와 같은 세계로 보이면 그들을 다 까먹게 된다. 그래서 찍을 때도 연극적으로 찍었다. 배우는 굉장히 낯설고 힘들 거다. 갑자기 울라고 시키고, 갑자기 변하라고 그랬으니. 오히려 조진웅 씨가 한 연기는 그냥 감정선만 따라가면 됐다. 그런데 두 배우와는 소통을 굉장히 많이 했어야 했다.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특히 차수연 씨는 여배우가 하기 힘든 여러 가지를 했다. 캐스팅 후 미팅할 때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하겠다고 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더니 "우리 영화는 다 우정출연이다. 오디션으로 나오신 분들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제 영화를 우정 없이 하겠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오는 18일 개봉한다.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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