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연속 無승, 안 풀리는 이승호 "주자 나가면 점수 줘라"[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자가 나가면 점수를 준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키움 히어로즈가 3년 전 2016년 세이브왕 김세현을 KIA 타이거즈에 내준 건 좌완 이승호(21)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승호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김세현이 2017년 KIA의 통합우승에 보탬이 됐지만, 키움은 미래를 봤다.

키움은 2018년 여름,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호에게 불펜투수로 꾸준히 기회를 줬다. 구속은 140km 초반이지만, 투구폼이 부드럽다. 그리고 포심과 체인지업의 제구력이 좋다. 2019년부터 붙박이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이 모든 걸 트레이드 당시부터 철저히 계획했다.

지난해 23경기서 8승5패 평균자책점 4.43.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그래도 첫 풀타임 시즌 치고 나쁘지 않았다. 기복이 심한 약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긁히면 까다로운 투수였다. 그리고 풀타임 2년차에 접어들었다. 6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7.39.

6일 고척 LG전서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5볼넷 3실점. 나쁘지 않았지만 또 다시 첫 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제구 기복이 심하다. 연습경기, 타 구단 교류전서도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역시 볼넷만 5개를 내줬다. 1회 세 타자 연속 볼넷이 뼈 아팠다.

손혁 감독은 "주자가 나가면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실제 이승호의 피안타율은 0.303이다. 그러나 득점권 피안타율은 0.360으로 더 좋지 않다. 또한, 1~2회 피안타율이 각각 0.400, 0.517이다. 유독 경기초반이 좋지 않다.

손 감독은 "주자가 나가면 점수를 준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진다"라고 했다. 주자 유무에 신경 쓰지 말고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또한, 이승호가 특별히 주자견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손 감독은 "(주자가 나갈 때 점수를 준다고 생각하라는 것)말은 쉽다. 투수 입장에선 점수를 많이 내주면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하니 쉽지 않다. 감독입장에서도 어느 순간 점수를 많이 주면 교체해야 하는 건 맞다"라고 했다.

결국 첫 승이 절실하다. 근본적으로 득점권 문제를 해결해야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투수에게 승리는 타자들의 공수도움도 필요하다. 손 감독은 "투수에게 방어율이나 중요한 다른 기록이 많지만, 일단 승리를 해야 기분이 좋아진다. 승호도 원태도 (한)현희도 좋은 경기도, 안 좋은 경기도 있었다. 내용이 좋지 않아도 승리를 하면 묻히는데 일단 승리를 하지 못하면 부담을 가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승호가 6경기 모두 부진했던 건 아니다. 5월 8일 고척 한화전 6⅔이닝 2실점, 5월 20일 고척 SK전 5이닝 2실점으로 괜찮았으나 타선, 불펜과 궁합이 맞지 않았다. 일단 첫 승을 신고하면, 부담을 덜어내고 득점권에서도 좀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손 감독 생각이다.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아도 이승호에 대한 손 감독의 믿음은 확고하다.

[이승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