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갱생' 윤병호, 공황장애 고통 호소…쿠시 만남 뒤 "살고 싶어졌다" 고백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래퍼 팔로알토가 공황장애 등으로 고통 받는 윤병호(Bully Da Ba$tard)를 돕기 위해 나섰다.

힙합 디지털 채널 '스트릿(STRIT)'에서 방송되는 '갱생(GANG生)'이 22일 케이블채널 엠넷에 편성돼 첫 방송됐다.

'갱생'은 우울증이나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하이라이트레코즈의 수장이자 힙합신의 베테랑 팔로알토가 호스트로 나서, 약이 없으면 일상 생활도 불가능할 정도라는 윤병호의 조력자를 자처했다.

이날 윤병호는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하고, 마약 논란 후 3년 만에 컴백한 프로듀서 쿠시를 만나 조언을 구했다.

쿠시는 "힘든 일을 겪고 하나 깨달은 게, 누군가 나랑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을 안 겪게끔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많이 했다"는 것.

윤병호는 쿠시에게 "안정제 없으면 약속 자체를 못 잡는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쿠시도 "나도 신경안정제 끊고 죽는 줄 알았다"며 "자살기도도 되게 많이 했고 응급실도 진짜 많이 실려갔다. 근데 그런 것들(증상)을 더 그렇게 만드는 게 솔직히 정신과 약들 인 것 같다"고 말했다.

쿠시는 윤병호처럼 심한 공황장애도 겪었다며 "정말 깨끗한 정신으로 운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맛있는 밥을 먹고 좋은 기분으로 음악을 하다가 들어왔을 때는 공황이 와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또 자신은 힘든 상황에서 남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못했다며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병호의) 순수하고, 음악 얘기 나오면 밝게 웃고 그런 모습이 난 되게 좋다"며 "진짜 너의 모습을 감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랩 할 때 멋있고, 들었을 때 멋있고, 그냥 멋있다"며 힘을 실었다.

윤병호는 쿠시와의 만남 뒤 제작진에게 "내 옆에 아무도 없었다. (정신과) 약 먹고 위세척 받고 이럴 때도 걱정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지금은) 모두가 걱정해주시니까. 그 진심 어린 걱정이 너무 위로가 됐다. 살고 싶어졌다. 기회를 이렇게 계속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서 이 촬영이 너무 하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팔로알토는 윤병호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 래퍼들을 애견 운동장에 불러모아 모임을 가졌다. 그러나 윤병호는 "다른 래퍼 분들이 많다고 하니까 겁난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래퍼들은 각자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반려견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사연을 밝혔다. 팔로알토 역시 "(강아지)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되게 안정이 됐다"며 "'쇼미더머니4' 찍을 때 일이 되게 많았는데, 그렇게 여러모로 정신이 없는 틈에 스트레스가 좀 잊혀지더라"고 했다. 행주도 "사람 마음이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로알토는 윤병호의 집을 찾아 정서 안정에 도움을 줄 식물을 선물하고, 새로운 인연들도 만들어보자고 약속했다.

윤병호는 식물에 '동아'라는 이름을 짓고 "정말 죽기 직전인 느낌인데 모두가 나서서 저를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희망의 의미를 담아서 이름을 지었다. 제 조울증과 공황과 여러 인격장애들 한번 이겨내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 엠넷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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