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엄마! 보고싶었어"…'너를 만났다' 하늘로 떠난 딸, VR로 눈물 재회 [MD현장]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도 나연이 보고 싶었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MBC 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기자간담회에서 연출 김종우 PD는 "기억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사는 게 기억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너를 만났다'는 기억 속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VR(가상현실)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다. 제작진은 2016년 일곱 살 셋째 딸 나연이를 하늘로 떠나 보낸 장지성 씨를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선정해 딸과의 재회를 기획했다.

김종우 PD는 "기억이란 너랑 만나서 했던 일들이란 결론에 이르렀다"며 "너라는 것은 결국 '사람이 무엇인가,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희귀난치병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으로 딸과 작별한 어머니 장지성 씨는 VR로 눈 앞에 나타난 딸과 만나 눈물을 쏟았다. 이미 장지성 씨가 나연이와 만나는 장면이 담긴 '너를 만났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여러 시청자들이 함께 울었을 정도다.

이현석 VR 제작PD는 "어머니는 아이가 세상에 없지만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아이가 되길 원했다. '이 아이를 내가 기억해주지 않으면 이 세상에 없었던 아이가 되니까 끝까지 기억해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너무 가슴에 와닿았다"고 했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의 VR, VFX(특수영상) 기술을 가진 비브스튜디오와의 협업을 통해 나연이를 구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VR 속 나연이를 실제 모습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가족들의 인터뷰와 휴대폰 속 사진, 동영상에 저장된 다양한 얼굴과 표정, 특유의 몸짓, 목소리, 말투를 분석했다.

어머니와 나연이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목소리 구현 작업도 진행됐다. 나연이의 목소리를 구현해내는 데는 수준 높은 AI 음성합성 기술을 보유한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다. 몇 분 남아 있지 않은 짧은 동영상에서 추출한 나연이 음성을 기본으로 하되, 부족한 데이터 분량은 다섯 명의 또래 아이 목소리로 각 800문장 이상의 더빙 후 '딥러닝(인공신경망 기반 기계학습)' 과정을 거쳤다.

목소리 외 더 높은 사실감을 위해 나연이 캐릭터는 언리얼 엔진(게임에 사용되는 고사양 엔진)을 바탕으로 만들어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나연이 캐릭터를 접한 어머니가 실제 나연이와는 다른 점을 느끼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제작진은 어머니와 나연이의 상호작용을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 "조금 더 CG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는 1억 원 정도 소요됐다. 대신 김종우 PD는 VR 제작 팀에서 "해볼만한 일이라고 판단해서 돈을 따지지 않고 작업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김종우 PD는 '너를 만났다'를 통해 딸과 재회한 장지성 씨가 어떤 반응이었는지 묻자, "어머님이 염려도 하고 긴장도 했지만 '좋은 꿈'을 꾼 것 같다고 하셨다"며 "혹시나 어떤 분들이 비판하시더라도 어머님께서는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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