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택트' 백세리, 성인배우→돌연 은퇴·잠적…아픈 상처 고백+눈물 [종합]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성인배우로 활동했던 백세리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9일 밤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성인배우 이채담이 눈맞춤 신청자로 출연했다. 그의 눈맞춤 상대는 함께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백세리.

이날 이채담은 성인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저는 제가 좋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주위 시선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싶고 전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처음에 ‘부모님한테는 속이고 일을 할까. 지금 너무 재미있게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지?’ 했는데 아빠가 어느 날 아무렇지 않게 ‘내 친구가 너 봤다고 하더라? 너 그 영화에 나온다고 하더라고. 그래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 전 남들하고 다르게 순탄하게 넘어갔다. 지금 지인분들하고 가족들이 응원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가 들 때까지 전 계속하고 싶다. ‘자식 낳았을 때 네 자식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런 질문을 받았다고 생각했을 때, ‘너 엄마 부끄럽니? 엄마는 당당한데? 남들한테 즐거움을 주는 일이야. 엄마는 이렇게 당당한데 부끄러워하면 되겠어? 그럼 배 속으로 다시 들어가’ 그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런 그가 찾는 인물은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백세리. 이채담은 “알고 지낸 지 한 4~5년 된 것 같다. 친한 언니 동생 사이다. 예전에 같은 영화를 촬영했는데 그때 처음 봤다. 공감대도 많이 형성하고 다가가려 노력했던 것 같다. 저랑 비슷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언니도 마음을 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런데 얼마 안 돼서 잠수를 타버렸다. 어제까지 연락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연락이 단절됐으니까.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 그리고 번호도 바뀌었다고 하더라. 은퇴도 저한테 귀띔이라도 해주지 그런 것도 전혀 없었다. 은퇴 소식도 다른 블로그를 통해서 봤다”면서 서운해했다.

백세리에게 SNS를 통해 연락을 취해보고 지인들에게 수소문도 해봤다고. 연락이 되지 않자 “ 답답하다. 밉기도 하고. 대체 마음속으로 생각한 게 뭘까. 저희는 잠깐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런 게 아니라 다 단절해버린 거지 않나.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든다. 나한테 귀띔이라도 좀 해주지”라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채담의 부름에 응답한 백세리.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라는 그는 성인배우로 활동한 것에 대해 “사실 돈 벌려고 선택한 직업이고, 정말 쭉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고 오직 일만 했는데 그런 쪽으로 연기를 한 게 지금 나를 발목 잡지 않을까. 내가 너무 돈 욕심에, 정말 돈만 생각하고 노출과 관련된 일만 너무 주야장천 한 게 아닌가 싶었다”고 고백했다.

돌연 은퇴 후 잠적한 이유도 이것과 연관이 있었다. “채담이도 제가 조금 대인기피증이 있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던 백세리는 이채담에게 “내가 현재 메시지 주고받는 지인을 다 해봤자 10명이 채 안 된다. 내가 그동안 너무 마음을 닫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 너랑 밤새도록 얘기도 하고 그런 시간이 있었지 않나. 너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뽀뽀도 하고 그랬다. 나는 그때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나한테는 네가 되게 크게 와 닿았다”며 이채담이 힘이 됐었다고 전했다.

성인배우를 했던 7년이 후회되냐는 질문에 백세리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더 숨어버린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아빠가 암 치료 중이시다. 집에 가서 농사일도 거들어 드리고 이러면서 세상을 보는 과점이 조금 바뀐 것 같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힘들지 않다’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억지로 웃으면서 일을 하다가 그래왔었는데 부모님의 딸로서 가족과의 교류가 다시 생기면서 (성인 배우를 했던 게) 신경 쓰이더라. 내가 노출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내가 인생을 너무 돈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한 뒤 눈물을 보였다.

그는 “또 최근에 사람들이 달아놓은 악플들을 천천히 읽는데,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많다 보니까 심한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 있고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터진 것 같다. 너는 무던하게 넘어가는 것 같은데 나는 악플이 달리면 많이 아프더라 내가. 심한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 있으면 어떨 때는 자괴감이 든다. 진짜 나는 열심히 살고 열심히 연기 활동해 왔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돌을 던질까 싶다”고 속상해했다.

또 “내가 너한테 시기 질투해서 내가 네 험담을 한다는 심한 악플들이 너무 많이 달려있고… 너무 그게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며 이채담과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이채담이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한다며 “물론 한두 번 듣는다고 달라지진 않겠지만 일단 마음을 열면 그 사람들의 조언이 ‘나 살라고 하는 거구나’ 생각이 든다. 언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조언하자 백세리는 “이건 어디서도 누구한테도 남한테 이야기한 적이 없는 얘긴데, 지금 나의 성격을 이야기하려면 어린 시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머뭇거렸다.

백세리는 “유치원생 때 모르는 아저씨가 나를 끌고 가서 성추행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전 남자친구한테 너무 심하게 맞았다. 돈도 다 뺏기고 데이트 폭력을 너무 심하게 당한 것도 있었다. 그래서 약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 세상은 거의 99%가 이런 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심한 악플을 보면 내 감정이 컨트롤이 안 되더라. 힘든 게 감춰지지 않았다”고 마음의 문을 쉽게 열 수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이채담은 “이런 아픔이 있었구나”라며 자기 일처럼 마음 아파했다. 이어 “힘들 때 언제든지 이야기해”라며 숨지 말고 자신에게 먼저 연락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숨지 않겠다고 약속한 백세리. 이채담은 “잘했어”라며 안아줬고, 백세리는 “네 덕분에 내가 앞으로 더 당당하고 밝아질게”라고 말해 훈훈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사진 = 채널A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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