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마지막이라는 맘으로"…김희애 #36년 롱런의 비결 #윤희에게 #김소혜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김희애가 영화 '윤희에게'로 관객들과 만난다.

김희애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4일 신작 '윤희에게' 개봉을 앞두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물이다. 지난달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폐막작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윤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엄마와 딸의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가슴 따뜻한 드라마를 선보이며 공감을 자아낸다. 한국과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일본 북해도의 오타루를 오가며 촬영이 진행, 감각적인 볼거리까지 갖췄다.

김희애는 극 중 윤희 역할을 맡아 감성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딸 새봄(김소혜)의 제안으로 떠난 여행으로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간 묻어두었던 그리움을 조심스럽게 꺼내 드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날 김희애는 '윤희에게'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시나리오가 어쩜 이렇게 소박하게, 욕심을 안 부리고 완성됐나 놀라울 정도였고, 고마움마저 들었다. 신선한 걸 쓰시는 분들을 보면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또 재미를 추구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지 않나. 그런데 '윤희에게'는 정말 욕심 없이, 순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라고 밝혔다.

김희애는 "'윤희에게'가 제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저를 처음으로 선택해주고 떠올려 줬다는 게 그게 너무 고맙고 좋았다. 제 눈에는 너무 보석 같은 작품이고 역할이었는데, '윤희에게' 제작진도 저를 알아봐주신 거 아니냐. 서로 매치됐다는 게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일생을 살면서 그 순간에만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있는데, 그런 작품을 만나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거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누군가 나를 선택해준다는 건 되게 기쁨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윤희에게'의 소재에 대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어떤 사랑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그런 마음이 보여져서 좋았다"라며 " 이 영화를 통해서 많이 배웠다"라고 얘기했다.

아이오아이 출신 연기자 김소혜와 극 중 모녀 관계로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김희애는 "연기력에 대한 우려는 없었느냐"라는 물음에 "우려를 생각하기도 전에 너무 잘하더라"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귀여운 친구다. 그 친구도 연기 스타일이 생각이 많은 것 같지는 않더라"라며 "직구로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았고, (김)소혜를 보면서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감탄을 보냈다.

더불어 김희애는 예비 관객들에게 "'윤희에게'를 보시고 우리의 마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우리의 진심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관객들에게 충분히 위로를 주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36년 차 배우 김희애.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이지만, "일을 한다는 건 큰 선물"이라며 겸손함과 뜨거운 열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김희애는 "작은 역할이라도 저로 인해서 돋보인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어딨겠냐. 일을 계속해서 꾸준히 한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예전에 고생을 많이 해봐서 그런가, 지금 현재가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웃어 보였다.

특히 김희애는 "저는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한다"라며 "스스로 배우라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던 나다. 요즘에야 차츰 느끼고 있다. 배우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당당해지려 하지만, 일상적인 삶을 놓지 않으려 한다. 제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니까. 배우가 특별한 사람은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완전 허당이다. 잘 잊어버려서 행동도 천천히 하려 하고, 그래서 뭘 자꾸 배우려 한다. 기억력이 나빠져서 몸을 운동하듯이 뇌 운동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그렇게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한 게 10년쯤 된 것 같다. 하루하루 되게 바쁘다. 뚜렷한 꿈이나 목표는 없지만 이렇게 하루하루 잘 완수해 채워나가면서 살다 보면 충만한 인생을 살아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삶에 정답은 없다. 정답을 모르니까 이렇게 하는 거다. 그 전에 인생을 아깝게 보낸 것 같아서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건강한 마인드를 전했다.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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