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욱 "갈색 눈·긴 눈매…'타지옥' 캐릭터 구현에 도움 많이 됐어요"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현욱(34)이 '타인은 지옥이다' 속 유기혁 캐릭터를 브라운관에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밝혔다.

이현욱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카페에서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해 마이데일리와 만났다. 그가 연기한 유기혁은 극중 에덴고시원 302호에 거주하는 서늘하고 묘한 남자다. 멀끔한 외향과 다르게 어딘가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공포를 선사하는 인물이다.

뚜렷하게 악함을 드러내지 않고, 시종일관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있던 유기혁. 존재감은 상당했다. 돌출되지 않고 늘 그림자처럼 서 있던 남자이지만 그의 공기는 대놓고 공포 분위기를 형성하는 변득종(박종환), 홍남복(이중옥)보다 차가웠다.

이는 이현욱의 힘이 컸다. 이현욱은 "기본 베이스를 젠틀함으로 가져갔다. 그 젠틀함이 평범함이었다. 평범한 모습이 더 무서울 것 같았다. 실제로 봐도 대놓고 무섭게 하는 사람보다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무섭지 않나.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웹툰 속 '왕눈이'는 원래 눈이 큰 인물이잖아요. 저는 위아래로 큰 게 아니라 옆으로 길어요. 그래서 맨 처음에는 일부러 눈을 크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감독님과 이야기하다가 그냥 풀었어요. 너무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몸을 잡았죠. 걸을 때나 앉을 때나 혹은 움직일 때도 축을 고정시켰어요. 몸을 구부리지 않고 몸을 움직였죠. 그렇게 하니 냉혈한 캐릭터에 딱 맞았던 것 같아요."

이현욱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그는 "유기혁과 비슷한 점이 있다"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그러더니 "친한 사람 앞에서는 일명 '돌아이' 기질도 있는데 평소에는 조심스러운 편이다. 텐션이 좀 낮다. 또 사람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예전에 배우 서현우와 함께 살았는데, 그 형이 제가 이 작품 오디션을 보고 나니 '그냥 가만히 서 있어도 될 것 같다'라고 할 정도였어요. 드라마 티저와 실제로 비슷했던 경험도 있어요.(웃음) 형이 방에 누워 있으면 저는 벽에 기대서 반만 나온 채로 가만히 지켜본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티저 촬영할 때 재밌었어요. 저 같으니까요. 물론 다 장난이고요. 특별하게 무섭게 보이려고 한 건 아닌데, 제 눈이 갈색이고 눈매도 날카로워서 더 이미지가 잘 나온 것 같아요."

실제 이날 만난 이현욱의 눈동자는 연한 갈색에 가까웠고, 속내를 쉽사리 들여다볼 수 없는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이현욱은 "갈색 눈을 가지신 분이 꽤 있다. 여자 배우 분들 중에서는 (이)유영이가 있다. 학교 다닐 때에도 유영이와 제 눈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유영과 이현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선후배 사이다.

"사실 예전에는 콤플렉스까지는 아니지만 위축이 되곤 했어요. 지금은 신경 안 써요. 그렇다고 딱히 좋은 건 또 모르겠어요. 저는 까만 눈동자가 좋거든요. 되게 똘망해보이지 않나요? 저는 눈매도 길어서 날카롭게 보여요. 첫 인상이 안 좋은 적도 많았죠. 다들 어려워하고요. 대신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많이 도움이 됐어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도 '오케이' 싸인이 난 적도 있으니까요.(웃음)"

지난 6일 종영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상경한 청년 윤종우가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로, 누적 조회수 8억 뷰를 돌파했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선사하는 극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드라마는 완벽한 심리 스릴러라는 호평을 거머쥐며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사진 = OCN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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