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발란츄나스만 있는 게 아닌 리투아니아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FIBA 랭킹 6위의 강호. 리투아니아에는 조나스 발란츄나스(멤피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리투아니아가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 역시 아르헨티나, 러시아를 상대하기 위해 리투아니아와 부딪혀봐야 했다.

리투아니아는 NBA 인디애나에서 뛰는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또 다른 NBA리거 발란츄나스에게만 의존하지도 않았다. 여러모로 100% 컨디션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왜 유럽을 대표하는 강호인지 입증했다.

일단 장신가드 만타스 칼리니에티스가 돋보였다. 김선형과의 매치업을 어려워하지 않았다. 발란츄나스와의 2대2와 파생되는 연계플레이, 돌파 후 마무리하는 능력을 고루 갖췄다. 발란츄나스를 라건아가 1대1로 막았으나 다른 선수들이 칼리니에티스의 개인기술을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에는 파울 콜이 확실히 한국에 유리했다. 툭 건드려도 리투아니아의 디펜스 파울이 지적됐다 일찌감치 10점 넘게 벌어질 수 있었으나 한 자릿수에서 머물렀던 이유. 물론 한국도 라건아가 발란츄나스에게 그렇게 밀리지 않았고, 최준용은 내, 외곽을 폭넓게 오가며 김선형, 이정현과 함께 5대5 오펜스를 이끌었다. 3쿼터 초반 스크린을 받은 뒤 엔드라인을 타고 패스를 받아 마무리한 덩크슛은 일품이었다.

김상식호의 공수전환, 특히 수비 성공 후 공격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상당히 매끄러웠다. 리투아니아가 초반 잦은 패스 실수가 잦았는데, 그 틈을 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정현, 김선형, 김종규, 심지어 라건아도 상대 높이를 의식, 슛이 부정확했다. 이 부분은 실전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3쿼터가 되자 리투아니아의 외곽포가 폭발했다. 한국은 리투아니아의 스크린에 대응하지 못하는 약점을 노출했다. 초반부터 로테이션 수비를 하다 보니 활동량이 점점 떨어졌다. 파울리우스 얀쿤나스는 힘 있는 골밑 공격과 외곽에서의 스크린을 왕성하게 해냈다. 얀쿤나스와 발란츄나스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은 더욱 무서웠다. 아란스 부케비츄스, 루카스 레카비츄스의 정확한 3점포로 쭉쭉 달아났다.

한국은 후반에 활동량이 급격히 저하됐다. 전반에 보여준 기민한 얼리오펜스가 자취를 감췄다. 시간이 흐를수록 제공권 약점도 두드러졌다. 라건아는 점점 발렌츄나스 수비가 버거웠다. 가장 큰 아쉬움은 외곽에서의 스크린에 매끄럽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반에 리투아니아의 외곽슛 컨디션이 좋았다면 더 큰 점수차가 날 뻔했다.

공격에선 이정현과 김선형, 최준용을 활용한 빠른 공수전환은 돋보였다. 그러나 라건아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않았다. 라건아가 공을 잡으면 다른 선수들이 정적으로 변하는, 가장 좋지 않은 모습도 나왔다. 월드컵을 앞두고 강호를 상대로 보완점을 확실히 발견했다.

리투아니아는 확실히 강했다. NBA리거들 외에도 칼리니에티스, 얀쿤나스, 쿠케비츄스 등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즐비했다.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않은 것 같음에도 결과는 29점차. 강팀은 슈퍼스타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줬다.

[리투아니아 선수들.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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