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나이 37.3세' 두산 뒷문을 지키는 베테랑의 힘

[마이데일리 = 광주 이후광 기자] 마무리도 없고 뚜렷한 파이어볼러도 없는 두산. 그러나 베테랑 3인방이 있어 걱정도 없는 두산이다.

두산은 전날 광주 KIA전에서 접전 끝에 5-4 한 점차 승리를 거뒀다. 선발 이현호-최원준에 이어 후반부 불펜의 릴레이 호투가 빛났다. 배영수(⅓이닝)를 시작으로 권혁(⅓이닝)-박치국(⅓이닝)-김승회(1이닝)-이형범(1이닝)이 KIA를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승리를 뒷받침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베테랑 투수들이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부분이 마운드 운영에 큰 힘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SK와 선두 경쟁을 펼치는 두산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다. 마무리 함덕주가 최근 10경기 평균차잭점 7.11의 부진에 빠져 있고, 지난해 가을 부상을 당한 김강률이 돌아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박치국도 지난해만큼의 안정감을 가져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산은 LG에 이어 불펜 평균자책점 전체 2위(3.40)를 달리고 있다.

전날도 그랬듯이 두산 뒷문에는 평균나이 37.3세의 베테랑 3인방이 있다. 1981년생의 배영수는 연봉 1억원에 두산의 일원이 돼 롱릴리프, 필승조, 추격조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른다. 시즌 18경기(24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38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는 상황. 김 감독은 “갖고 있는 게 많은 투수다. 참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1983년생의 권혁은 5월 1일 1군 등록 후 불과 한 달 만에 김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투수가 됐다. 최근 함덕주 부진의 대안으로 언급된 투수가 권혁이었다. 물론 마무리 전환 첫 경기서 끝내기 투런포를 맞았지만 마땅한 좌완 불펜이 없었던 두산에 그의 호투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 18경기(12이닝) 2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힘을 보태는 중이다.

3인방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 중인 김승회의 헌신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1981년생인 김승회는 2017시즌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3시즌 연속 베테랑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31경기(29⅔이닝) 1승 1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73. 웬만한 어린 투수들보다 나은 기록이다. 배영수, 권혁과 달리 고정 셋업맨으로 나서며 뒷문을 든든히 지킨다.

현 시점에서 권혁, 배영수의 영입은 이른바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보다 폭넓은 마운드 운용과 더불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의 투구가 어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이들의 활약이 너무 고맙다. “어린 선수들은 기복이 있어 안 좋은 상황에서 벗어나는 속도가 느리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지론 아래 불펜에서 절묘한 신구조화를 이뤄낸다. 평균나이 37.3세 베테랑 3인방의 헌신이 있어 행복한 두산이다.

[(좌측부터)배영수-권혁-김승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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