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판 만든 이유?"…박찬욱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뭐가 달라졌을까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박찬욱 감독이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으로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1, 2편 상영 이후 박찬욱 감독이 직접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틀 드러머 걸'은 영국 방송사인 BBC가 제작한 6부작 드라마로, 이미 지난해 미국 AMC 등 영미권에서 방영된 바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스파이 소설의 거장 존 르 카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 관심을 더했던 바.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물이다. 현실 세계 스파이로 캐스팅된 무명의 배우 찰리 역의 플로렌스 퓨, 정체를 숨긴 채 그녀에게 접근한 비밀 요원 가디 베커 역의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이 모든 작전을 기획한 정보국 고위 요원 마틴 쿠르츠 역의 마이클 섀넌까지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연했다.

이번 감독판은 지난해 영국 BBC와 미국 AMC에서 방영된 방송판과 비교하여 방송 심의 기준과 상영시간 제한에 따라 제외된 다수의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음악과 색, 카메라 앵글 하나까지 박찬욱 감독의 연출 의도를 온전히 담아낸 차별화된 버전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을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선보인 것에 대해 "'리틀 드러머 걸'을 하고 싶어서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이 방대한 소설 속 인물들을 축소하고 싶지 않았다. 영화로 만들기엔 원작이 희생될 것 같았다. 영화로도 생각해봤지만 그때도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6개 에피소드도 많이 줄인 거다. 원작을 원없이 담으려면 10개 에피소드는 만들었어야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은 첩보 스릴러인 동시에 로맨스라는 점이 좋았다. 처음에 소설을 읽었을 때 저를 매료시켰던 그 특징이 사라지지 않게, 다른 것에 압도돼서 희석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가 흔한 첩보 스릴러의 자극적인 요소에 묻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강조했다.

감독판만의 특별함도 자랑했다. 박찬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을 집중해서 본다면, 기존 방영분과 같은 게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디테일 등 모든 게 다르다. 편집 자체가 다르고 배경음도 추가하거나 빼거나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좋아하는 연기와 방송국이 좋아하는 연기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겼을 때도 있었다 . BBC는 폭력 묘사에 대해 엄격하고, AMC는 욕설에 대해 엄격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제 입장에선 다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 빼야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찬욱 감독은 "물론, 이를 알고 찍었기 때문에 심하게 자극적이거나 폭력성이 있었던 건 아닌데 찍다 보면 그렇게 나올 수도 있지 않나. 의도하지 않았어도 말이다. 자연스럽게 두고 싶었는데 억지로 드러내야 했던 신이 있었다. 감독판에는 그대로 담았다"라고 얘기했다.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오는 29일 전 세계 최초로 왓챠플레이를 통해 6편 전편을 공개한다.

[사진 = (주)왓챠]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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