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연예가중계' 없었다면 방송인 김태진도 없었다" [창간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연예가중계'가 없었다면, 방송인 김태진도 없었죠."(김태진)

김태진은 KBS 2TV '연예가중계'의 터줏대감 리포터이다. 지난 2001년 Mnet 9기 공채 VJ로 연예계에 데뷔한 뒤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1대 보니를 거쳐 2003년부터 현재까지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방송계에서 무려 16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태진. 마이데일리는 다가오는 29일, 창립 14주년을 맞아 '대세 리포터' 김태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그에게 '연예가중계'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김태진은 고민 없이 "'연예가중계'가 없었다면 방송인 김태진도, 아무것도 없었다. 내 인생을 다 바친 프로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연예가중계'는 제게 방송인으로서 많은 혜택을 준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그보다 한 명의 인간을 만들어준 프로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인생 지침서 같아요. 리포터의 직업 정신을 깨닫게 해주었고, 이것이 제 인생에도 많은 부분 반영됐거든요. '연예가중계'를 통해 들뜨지 않는 법을 배웠어요. 리포터란 직업이 화려하진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고요."

하지만 김태진도 슬럼프에 빠졌던 때가 있었다. 그는 "저를 '연예가중계'의 공무원이라고들 하지 않나. 이 안정적인 밸런스에 맞춰져서 스스로를 그 안에 가둬뒀었다. 부담되기도, 불편하기도 했었다"라고 털어놨다.

"어린 마음에 지상파에 진출하면 톱스타가 되는 줄 알고 '연예가중계'에 합류했던 저였어요(웃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방황의 시기를 겪기도 했고 오래도록 한 프로에 출연하면서 저를 가둬두기도 했고요. 그런데 점차 직업 정신을 배우고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게 되면서 극복했죠. 가수도 피처링으로 불렀을 때 더 빛나는 노래가 있잖아요. 그렇듯, 주어진 롤을 충실히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김태진은 "제가 더 유명해져서 '연예가중계'에 의리를 지키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16년 동안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성실함"을 강조했다. 그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방송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펑크를 내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오래 일했다 하더라도 요령을 피운다면 기회는 다가오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힘들고 지칠 때도 있겠지만 자신의 할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이건 제가 증명하고 싶어요. 그동안 저도 절 안 믿었었는데 성실히 열심히 사니까 목표를 이루게 되더라고요. 지금의 관심은 힘내라고 잠시 물을 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 마음 변하지 않고 소박하게, 오래가는 것. 이것만 생각하고 중심을 다잡고 있어요."

"매 인터뷰를 명품으로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는 김태진. "인터뷰는 대중의 창구"라는 생각에 베테랑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전 조사를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아직도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여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인터뷰 전에 최대한 기사를 많이 찾아보고 대화를 시도해 친숙해지려 해요. 그렇게 인터뷰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캐치해 꺼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하려고 하고 평소엔 호흡이 긴 잡지 인터뷰를 많이 읽는 편이에요."

끝으로 김태진은 "'연예가중계' 리포터로서 백발이 되어도 게릴라 데이트를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실 저는 40세가 되면 도태될 것이라고 생각해 은퇴를 염두에 둔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다른 걸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막상 마흔 살을 코앞에 두니까 더 잘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이 생겼어요. 오히려 30대의 마지막을 뜨겁게 불태우게 됐죠.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를 도전하고 싶고, 늙어서도 '연예가중계' 리포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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