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KIA, 과제 산적한 스토브리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명예회복을 위해 스토브리그를 잘 보내야 한다.

KIA가 16일 넥센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서 6-10 패배, 포스트시즌을 단 1경기로 끝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급반등, 시즌 막판 롯데와의 혈투 끝에 가을야구 막차티켓을 따낸 걸 감안하면 허무한 시즌 마감이었다.

KIA의 2018시즌을 어떻게 봐야 할까. 실패에 가깝다. 작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주축 멤버들이 고스란히 잔류, 통합 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5할 승률을 밑돌며 중, 하위권으로 처졌다. 간신히 포스트시즌 막차티켓을 따냈다.

김기태 감독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말씀 드리지 않아도 어떤 부분이 좋지 않았는지 선수들도, 감독도 잘 알고 있다. 준비를 잘 해서 내년에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감독부터 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렬한 자기 비판이다.

비판에 그치면 안 된다. 과제가 산적하다. 일단 베테랑 위주의 팀 컬러를 유지할 것인지, 변화를 준다면 범위를 정해야 한다. 확실한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코칭스태프 정비도 필요하다. 정규시즌 막판 정회열 수석코치가 1군에서 말소됐다. 와일드카드결정전까지 수석코치 없이 치렀다. 내년에 수석코치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세 외국인선수(헥터 노에시, 팻딘, 로저 버나디나)의 경우 일제히 2017년에 비해 퍼포먼스가 떨어졌다. 이들에게 재계약을 통보할 것인지, 뉴 페이스를 찾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새 외인 100만달러 상한선 규정이 변수다.

선수단 각 파트를 보면 마운드 보완이 시급한 과제다. 선발진의 경우 임기영이 지난 시즌보다 부진했다. 한승혁은 가능성을 보였다. 이들과 경쟁할 선발투수를 발굴해야 한다. 시즌 막판 선발로 돌아선 베테랑 임창용의 활용법도 고민해야 한다. 작년에 FA 자격을 포기,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불펜은 임기준과 김윤동이라는 좌우 필승계투조를 발굴했다. 올 시즌 수확이다. 이들이 꾸준히 활약할 토대를 마련하면서 뉴 페이스도 발굴해야 한다. 베테랑들이 버틴 타선의 경쟁력이 여전히 리그 상위권인 걸 감안하면 마운드 재정비에 따라 내년, 내후년의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타선은 이범호,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등 베테랑들이 한 살을 더 먹는다. 김선빈과 안치홍이 중간고리 역할을 하고, 최원준이 주요멤버로 자리잡았다. 젊은 피들을 최대한 발굴해 베테랑들과의 간극을 좁히고, 백업 멤버들과 베테랑들의 격차를 좁히는 게 과제다. 예를 들어 지난 9월에 전역한 내야수 황대인은 KIA로선 기대할만하다.

마무리캠프 명단이 나오면 KIA의 스토브리그 방향성이 어느 정도 읽힐 듯하다. 작년보다 빨리 시즌을 마친 만큼 재정비할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김기태 감독에게 길게는 2년이란 시간이 있다.

[KIA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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