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장민재 역투’ 한화, 가뭄 속 단비 또 내릴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화의 국내투수가 모처럼 선발승을 따냈다. 가뭄에 내린 단비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복귀가 연기된 키버스 샘슨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2위 싸움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2연승을 따낸 3위 한화는 2위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히며 2위 탈환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모처럼 나온 국내투수의 선발승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한화는 장민재가 5회말 무사 2, 3루 위기서 무실점하는 등 5⅔이닝 7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1자책),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의 국내투수가 선발승을 챙긴 것은 지난 7월 22일 김민우(vs 삼성) 이후 22경기만의 일이었다. 한용덕 감독 역시 “장민재가 SK 킬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사실 한화는 이전 경기에서도 선발투수가 좋은 투구를 펼쳐 분위기 전환의 기틀을 마련했다. 19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재영 역시 5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분전한 것. 압도적인 투구 내용은 아니었지만, 선발투수로서 기복이 큰 모습을 보였던 7월에 비하면 한결 공격적인 투구로 한화의 신승에 기여했다.

한용덕 감독은 “물론 선발승을 챙겼다면 더 좋았겠지만, 오랜만에 시원하게 공을 던진 것만 해도 만족한다. 이전까지는 어렵게, 꾸역꾸역 승부를 이어가는 느낌이었다. NC전에서는 공격적이었고, 커브도 많이 구사했다”라며 김재영을 칭찬했다.

하지만 “고난의 연속”이라는 한용덕 감독의 말대로다. 한화에겐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남아있다. 팔꿈치상태가 좋지 않아 1군에서 이탈한 외국인투수 샘슨의 복귀가 미뤄진 것. 지난 11일 1군에서 말소된 샘슨은 규정상 21일 복귀가 가능하지만,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SK행복드림구장서 불펜투구를 소화했으나 아직 실전 투입은 무리다.

한용덕 감독은 샘슨의 복귀시점에 대해 “KIA에게 강했던 만큼, 늦어도 주말까진 복귀하길 바랐는데 이번 주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쉰 기간이 길었고, 스스로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는 의사를 표했다. 최종적으로 보고를 받아봐야 정확한 일정도 나올 것 같다”라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치르는 홈 2연전(22~23일)에서 샘슨이 복귀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2위 싸움 중인 SK전에는 등판할 수 없다. 한용덕 감독은 샘슨이 2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통해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샘슨의 복귀가 미뤄진 한화가 21일 메릴 켈리(SK)에 맞서 꺼낸 선발 카드는 김성훈이다. 지난 7월 인상적인 1군 데뷔전을 치렀던 김성훈은 이후 불펜역할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고, 최근 2경기에는 연달아 선발투수로 나섰다.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2경기 모두 패전투수가 됐고, 평균 자책점은 7.36을 기록했다.

아직 선발보단 ‘가장 먼저 나가는 투수’ 성격이 강하지만, 김성훈은 한화가 2위 싸움을 이어가는 데에 있어 중대한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게 됐다. 한화는 불펜 전력을 일찍 가동하는 승부수도 늘 염두에 두고 있지만, 최상의 시나리오는 역시 선발투수가 활약해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일 터.

샘슨이 공백기를 갖게 돼 의도치 않은 고난을 겪고 있는 한화는 김재영-장민재에 이어 김성훈까지 단비를 선사, 2위 싸움에 불을 지필 수 있을까.

[김성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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