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험난한 2연전, 9시 야구만큼 중요한 6~7시 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6~7시 야구도 중요하다.

그동안 KIA 팬들은 편안한 '9시 야구'를 보고 싶어했다. 평일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페넌트레이스. 9시경에는 주로 불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른다. KIA는 지난 수년간 9시 야구가 불안했다. 돌이켜 보면 불펜이 안정적인 시즌이 거의 없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김기태 감독이 말한 '9시 야구'가 편안해졌다. 윤석민이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틀을 잡았다. 임창용이 선발로 돌아섰으나 좌완 임기준과 우완 김윤동이 윤석민 앞에서 메인 셋업맨 역할을 착실히 수행한다. 후반기 KIA 필승계투조는 비교적 강력하다.

사실 불펜은 전반기 막판부터 안정됐다. 그러나 KIA는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9시 야구가 안정됐지만, '6~7시 야구'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풀타임 3할 타자들이 즐비한 2017년과는 달리 부상, 부진으로 타선의 찬스 응집력이 떨어졌다.

에이스 양현종을 제외하면 선발진도 흔들렸다. 선발진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타자들이 점수를 더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 공격 응집력이 작년만 못해 선발투수들도 더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KIA는 지난주 홈 5연전 4승1패가 반갑다. 2017년 전반기를 보는 듯했다. 5일 광주 두산전을 제외하고 승리한 3경기서 선발투수들이 5~6이닝 동안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타자들은 리드에 필요한 점수를 따박따박 뽑아냈다. 5일 경기서는 두 번째 투수 임기준이 3⅔이닝을 완벽히 소화하며 사실상 제2의 선발투수 노릇을 했다.

그렇게 6~7시 야구가 안정됐다. 선발진과 타선의 조화로 경기초반에 주도권을 잡았다는 의미. 이후 전반기 막판부터 안정된 불펜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흐름. 모든 감독이 바라는 시나리오대로 4승을 챙겼다. 심지어 그 중 2승 상대가 선두 두산이었다.

KIA는 5위 다툼 중이다. 갈 길이 멀다. 당연히, 앞으로도 6~7시 야구가 중요하다. 올 시즌 유독 6~7시 야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꼬인 경기가 많았다. 중위권 추락의 결정적 원인. 물론 야구는 6~7시에 불안해도 9시에 투타에서 반전을 일으키며 승리를 챙길 수도 있다.

그래도 6~7시부터 주도권을 잡고 9시 이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게 후유증이 덜하다. 경기 막판까지 에너지를 쏟다 이기지 못하면 다음 날에도 악영향이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야구가 가장 중요한 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선발투수뿐 아니라 타자들의 경기 초~중반 응집력도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2연전 시리즈다. 일주일 동안 이동만 세 차례 한다. KIA는 지옥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 고척~광주~인천~광주~부산 스케줄. 험난한 전국일주다. 에너지 분배가 중요하다. 탈 없는 선발야구, 편안한 6~7시 야구가 중요하다. 6일 1군에서 말소된 팻딘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게 우선 과제다. 지난주처럼만 하면 5강 다툼도 해볼만하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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