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양예원 사건' 새 국면, 화살은 왜 수지에게 향했나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고백했던 유튜버 양예원의 과거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됐다. 새 국면을 맞이하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초점은 사건의 진상이 아닌, 청원 지지를 보냈던 배우 겸 가수 수지에게 쏠리고 있다.

앞서 양예원은 지난 17일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찾아간 A스튜디오에서 노출 수위가 높은 촬영을 강압적으로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스튜디오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하라는 청와대 청원도 게재됐다.

이때 수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과 함께 수사 촉구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통해 좀 더 정확한 해결방안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저렇게 지나가게는 두고 싶지 않았다"고 소신껏 용기를 전했다.

정상에 위치한 국내 스타로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쉽지 않은 발언을 한 수지의 결단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 청원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었는데, 양예원이 말한 A스튜디오가 아닌 동명의 B스튜디오가 언급됐던 것이다. 문제의 A스튜디오는 오래 전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그 자리에는 해당 사건과 무관한 B스튜디오가 자리한 상황이었다. B스튜디오 측은 수지의 영향력 때문에 더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네티즌들 또한 "섣부른 판단" 등을 이유로 수지를 질타했다. 결국 수지는 다시 한 번 "해당 스튜디오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사과하며 대중의 오해를 풀기 위해 나섰다.

이렇게 수지와 관련한 이슈는 일단락되는 듯 싶었으나, 다시 화살이 그에게로 향했다. 머니투데이는 25일 오후 양예원과 진실 공방을 펼치고 있는 A스튜디오의 실장이 복원한 카카오톡(이하 카톡) 대화 내용 일부를 단독 보도했다. 3년 전 주고받은 메시지였다.

공개된 일부 내용에 따르면 양예원이 주장했던 촬영 횟수와는 차이가 있었고 양예원이 촬영 요구를 먼저 한 정황도 발견됐다. 다만 이후 KBS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는 경찰에 제출된 자료가 아니며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대화 내용이다.

대중은 양예원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판단, 배신감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던 수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비판과 옹호, 네티즌들은 양측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지가 자신의 영향력을 간과했다. 애꿎은 스튜디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섣부른 끼어듦이었다. 가만히만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 것", "이런 일 때문에 미투 운동까지 변질되는 것", "상황을 지켜본 뒤에 나섰어야했다", "선의라고 피해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수지가 아닌 사건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사진 유출은 범죄가 맞다", "수지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냈던 것, 처벌을 요구한 게 아니다", "사건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더 이상 수지가 언급될 이유는 없다, 사건의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라며 수지에게 쏠린 초점을 거둘 것을 바랐다.

한편, 청와대 청원 페이지에는 '양예원법'(무고죄 처벌)까지 등장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양예원 유튜브 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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