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멤버들, AG·프리미어12·올림픽에 몇 명 갈까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동열호 1기 멤버들이 대표팀에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선동열호 1기 일정이 종료됐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참가, 일본에 2경기 연이어 패배했고, 대만에 신승했다.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결과. 그러나 선동열 감독은 애당초 결과가 아닌 과정에 의미를 뒀다.

일본, 대만과는 달리 24세 혹은 3년차 이상 와일드카드를 단 1장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울에서 대회를 준비할 때 취재진에게 공언한대로 엔트리 25명 전원에게 최소 1경기 이상의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선 감독은 "선수들이 도쿄돔도 경험해보고, 일본, 대만과 붙으면서 자신의 기량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수 차례 언급했다. 선 감독 말대로 25명의 젊은 선수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양분을 쌓았다.

이제 한국야구의 시선은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선 감독은 일찌감치 이번 APBC 멤버들에게 아시안게임 선발 우선권을 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금메달과 병역혜택 여부가 걸린 대회다.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검증된 선수들이 필요하다. 선 감독도 최고의 선수들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전통적으로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고 해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대만도 항상 베스트 전력을 꾸렸다.

결국 이번 대회에 참가한 25명 모두 아시안게임에 가는 건 불가능하다.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경쟁서 살아남는 선수가 아시안게임에 도전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또 한번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내년 아시안게임이 끝이 아니다. 국제대회는 계속된다. 2019년에는 프리미어12 2회 대회가 열린다. 2년 뒤 열릴 프리미어12는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선 감독의 궁극적인 시선은 프리미어12와 도쿄올림픽이다.

APBC에 참가한 태극전사 25명의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와 도쿄올림픽, 나아가 2021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국제대회 엔트리 경쟁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하는 게 바람직하다.

즉, 이번 APBC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전부가 아니다. 좋은 활약을 펼친 김하성, 이정후, 임기영, 장현식도 방심하지 말고 기량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고 해서 야구인생에 탄탄대로만 깔리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이번 대회서 쓴맛을 본 구자욱, 김윤동 등도 무너지라는 법이 없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설령 내년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하는 멤버들도 꾸준히 경쟁력을 끌어올려 2년 뒤 프리미어12와 올림픽에 다시 도전하면 된다. 이번 APBC 멤버 모두 야구를 했던 날보다 앞으로 해야 할 날이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에 대한 선수 개개인과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복기가 필요하다. 투수들이 왜 제구력이 흔들려 볼넷을 남발했는지, 타자들이 왜 일본과 대만 선발투수들을 확실하게 공략하지 못했는지 돌아보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과연 이번 APBC 멤버들 중 몇 명이나 내년 아시안게임에 나설까. 그들 중 프리미어12, 올림픽, 나아가 4년 뒤 WBC까지 개근하는 멤버들이 있을까. 혹시 있다면 몇 명일까. 선 감독은 "국제대회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국야구의 새로운 뼈대가 될 게 분명하다.

[선동열호 1기 멤버들.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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