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대만을 이기고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붙겠다.”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한 김하성의 희망사항이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뼈아픈 7-8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짙었다. 선발투수 장현식이 5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상대 15승 투수 야부타 가즈키를 압도했고, 타선은 4회 김하성의 동점 솔로포를 포함 대거 4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구창모가 야마카와에게 추격의 투런포를 맞았어도 박진형-장필준의 호투 속에 8회까지 1점 차 리드를 지킨 대표팀이었다.

그러나 9회 믿었던 마무리투수 김윤동이 급격히 흔들렸다. 제구 난조 속에 볼넷 2개와 안타로 1사 만루를 자초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것. 이어 함덕주가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승부가 연장 10회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10회초 류지혁-하주석의 3타점은 10회말 우에바야시의 동점 3점포, 다무라의 끝내기안타에 의해 삭제.

대표팀은 일본전 패배로 17일 대만과의 경기서 패할 시 이대로 대회를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일본전 충분히 잘 싸웠기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선동열 감독을 포함 선수단은 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선 감독은 “대만을 무조건 이겨야 일본과 다시 붙을 수 있다”라고 말했고, 김하성도 “대만을 꼭 이겨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대표팀의 이러한 희망이 이뤄지기 위해선 일단 17일 대만전을 무조건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대만전에서 패하면 2패로 결승 진출이 좌절. 만일 1승 1패가 된다면 19일 일본과 대만과의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일본이 대만을 꺾으면 일본(2승)-한국(1승 1패)-대만(2패) 순으로 순위가 결정, 일본과의 결승전이 성사된다.

문제는 대만이 일본을 꺾었을 경우다. 그렇게 되면 세 팀이 모두 1승 1패가 되는 복잡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이번 대회 예선의 순위 결정은 우선 해당 팀끼리의 대결에서 승리한 팀이 상위가 되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된다. 그러나 세 팀이 물리고 물렸기에 이 방법으로는 순위를 결정할 수 없다.

승자승으로 가리지 못한다면 팀퀄리티밸런스(TQB)가 적용된다. TQB는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으로 산출한다. 일본에 7-8로 패한 대표팀은 대만전에서 득점과 실점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 최대한 많은 점수를 내고, 실점은 최소화하면 된다.

이렇게 해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으면 ER-TQB(자책점 의한 TQB), 즉 (상대 자책점 의해 득점/공격 이닝)-(자책점/수비 이닝)이 가장 우수한 팀이 상위로 올라간다. 이후 동률 팀 간의 경기에서 팀 타율이 높은 팀, 그리고 마지막 동전 던지기 순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대표팀 입장에선 대만을 꺾고, 일본 역시 대만을 꺾으며 19일 일본과의 재대결이 성사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결과는 알 수 없는 법. 대만도 한국, 일본 못지않게 이번 대회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이 과연 결승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 끝내기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까.

[선동열 감독(첫 번째), 김하성(두 번째).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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