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원의 프리즘] 대종상 '성공적' 자평, 무리수 축배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제54회 대종상영화제가 수많은 배우와 대중, 업계의 관심 속에 부활의 종을 울렸다"

2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54회 대종상영화제가 열렸다. 무대에서의 여러 실수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날 최희서와 관련해 인터넷 클립 영상 업로드 과정에서 막말이 삽입됐고 그로 인한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이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자축의 보도자료를 보냈다.

분명 TV조선 측은 알고 있었다.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TV조선에서 생중계됐고, 유튜브를 통해 현장에서 여러 클립 영상들이 게재됐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최희서였다. 최희서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로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박열'을 본 관객들이라면 그의 수상에 이견이 없었지만 이례적인 수상에 모두가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 "아, 진짜 돌겠네", "얘 누구냐" 등의 막말을 쏟아냈고 TV조선은 해당 클립이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그로부터 반나절이 지난 26일 오전, 대종상 측은 "객석 소음이다"라고 단정했다. 이어 "TV조선이 공식입장을 보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종상 측의 입장은 사실상 TV조선에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죄송하다"라는 말은 전혀 없었다.

TV조선 측의 입장은 대종상측과 전혀 달랐다. 관계자는 "확인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대종상의 입장은 무서운 단정이다"라며 "방송사고는 아니다. 방송하면서 실시간 클립 작업을 한다. 오디오 회선을 다른 걸 쓴다. 외주 작업을 한 터라 여러 제작사가 함께 했다. TV조선 측의 직원이라면 목소리를 들으면 단번에 알 수도 있겠지만 외주까지 함께 했던 작업이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진 뒤 대종상 측은 어떠한 입장도 없이, 또 다른 자평의 보도자료를 보냈다. "대종상영화제, 최고 화제 인물은 '최희서'…여우주연상-신인여우상 동시 수상"이었다. 주최자인 대종상이 최희서의 수상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전혀 모르쇠로 TV조선에 떠넘긴 채, 최희서를 최고 화제 인물이라고 자료를 보낸 것이다. 이들은 해당 보도자료에서 "두 부문 후보에 동시에 오른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라고 밝혔다. 두 부문 후보에 오른 최희서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에 해명이라도 하는 듯 조정석과 고현정, 강혜정, 전도연, 오정해, 박상민, 양익준 등을 언급했다.

"부활의 종을 울렸다", "리부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 다음 연도를 기대하게 했다"라는 대종상의 자평은 결국 무리수다. 영화인들의 참여 독려를 바랐던 MC 신현준의 바람은 내년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책임 전가를 하는 대종상의 떳떳하지 않은 모습 속에서 영화인들이 떳떳하게 상을 받을 리 만무하다.

[사진 =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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