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홈런·빅이닝 시리즈, 마산은 잠실보다 작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런, 빅이닝 시리즈다.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은 타격전이었다. 2경기 합계 42득점, 42안타, 10홈런이 터졌다. 결승타는 연이틀 만루홈런으로 장식됐다. 특히 2차전서 두 팀이 주고 받은 8홈런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신기록이었다.

전통적으로 포스트시즌은 투수전이다. 배터리가 양 팀 핵심타자들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드는 볼배합을 한다. 정규시즌을 통해 데이터가 축적됐고, 공략방법에 대한 해결책도 어느 정도는 나와있다. 결정적으로 추격조, 불안한 4~5선발급 투수들이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무대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은 전반적으로 타격전이다. 롯데의 1-0 승리로 끝난 준플레이오프 2차전 정도를 제외하면 투수전이 실종됐다. 간판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비교적 좋다. KBO 투수들의 제구력과 구위가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각 팀 핵심타자들만큼 핵심투수들에 대한 분석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초구~2구에 나오는 노림수 타격이 적시타, 장타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허다했다.

결국 제구나 구위가 불안한 투수들을 상대로 집중타가 쏟아졌다. 1차전 NC의 8회초 7득점, 2차전 두산의 6회말 8득점은 우연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3~4차전 역시 홈런과 빅이닝이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4차전이 벌어지는 장소는 창원마산구장이다. 중앙펜스 116m, 좌우펜스 97m다. 중앙펜스 125m, 좌우펜스 100m의 서울 잠실구장보다 작다. 타자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투수들은 심리적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정규시즌서 두산은 NC 투수들을 상대로 26개의 홈런을 쳤다. 그 중 마산에서 터트린 홈런이 무려 20개였다. 특히 닉 에반스와 박건우는 무려 5개, 4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두산은 올 시즌 잠실에서 NC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298이었으나 마산에선 0.312였다.

NC는 상대적으로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 마산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 시즌 9개의 홈런 중 6개를 창원에서 날렸지만, 두산보다 적다. 다만, 잠실 두산전 팀 타율이 0.286이었으나 마산 두산전서는 0.332로 높았다.

정규시즌의 기록일 뿐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유독 의외의 한 방이 자주 나오는 걸 보면 데이터만큼 당일 컨디션, 노림수, 벤치의 전략이 중요하다. 어쨌든 창원마산구장에서 진행될 3~4차전서 1~2차전에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타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어차피 양 팀 모두 서로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3~4차전에 등판할 투수들도 예측 가능하다. 그렇다면 승부는 투수들의 제구에 달렸다. 투수들이 잠실보다 작은 마산에서 살아남으려면 장타를 최대한 덜 맞아야 한다. 벤치, 포수들의 고민도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최주환(위), 스크럭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