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마운드 계산 오류, 플랜B가 KS행 결정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랜B가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까.

두산과 NC의 플레이오프 1~2차전은 예상을 뒤엎는 타격전이었다. 특히 17일 2차전서 두 팀 합계 8개의 홈런이 나왔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이었다. 그것도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에서.

두 팀에는 리그 정상급 타자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단기전이다. 최정예 투수들이 나선다. 불펜 추격조는 물론, 불안한 5선발급 투수들도 기회를 얻기가 힘들다. 배터리는 정규시즌부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철저히 약점을 공략하는 볼배합을 한다. 1~2차전 합계 42득점은 이례적이었다.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 모두 마운드 운용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일단 두산은 1~2차전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이 예상 외로 부진했다. 니퍼트는 5⅓이닝 8피안타 9탈삼진 6실점(5자책), 장원준은 5⅓이닝 10피안타 1탈삼진 6실점(5자책)했다.

더욱 큰 고민은 메인 셋업맨 함덕주를 돕는 이현승, 김명신의 부진이다. 이용찬이 1차전 8회초에 1사 2루 위기를 조성하고 내려갔다. 이후 이현승과 김명신이 잇따라 적시타를 맞았다. 결국 8실점하면서 무너졌다. 구위, 제구 모두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김승회도 2차전서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홈런 한 방을 맞았다. 그나마 연이틀 등판한 함덕주가 2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컨디션 점검을 위해 2차전 9회에 등판한 마무리 김강률은 1이닝 동안 삼진 3개로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판타스틱4가 7~8이닝을 버텨내고 함덕주, 김강률로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그러나 1~2차전서 니퍼트와 장원준이 좋지 않았다. NC 타자들 컨디션을 감안할 때 3~4차전 선발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이 고전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이현승, 김명신, 김승회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의 등판은 기본적으로 경기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는 뜻. 심지어 이들이 깔끔한 피칭을 하지 못하면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타자들도 부담을 갖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이 불펜운용 플랜B~C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NC는 더욱 심각하다. 1~2차전 선발 장현식과 이재학은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어차피 선발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긴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제프 맨쉽을 이번 시리즈서 불펜으로 돌렸다. 하지만, 맨쉽이 1~2차전서 좋지 않았다. 2차전 6회말 무사 1, 2루 위기서 오히려 볼넷과 만루홈런을 맞으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구위, 제구 모두 좋지 않았다.

1차전도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5회말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1실점하는 과정에서 볼이 많았다. 4회말 2사 1,2루 위기를 극복했지만, 김준완 슈퍼캐치의 도움을 제대로 받았다. 당시 민병헌의 타구는 좌중간으로 아주 잘 뻗어나갔다.

김경문 감독은 맨쉽을 경기 중, 후반 고비마다 투입, 시리즈 흐름을 장악하는 카드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1~2차전은 실패했다. 3~4차전서 맨쉽을 믿는다면 그만큼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다. 한편으로 나머지 국내 투수들로 필승계투조를 꾸리는 것도 불안하다. 1~2차전서 연이틀 무실점한 이민호 정도를 제외하고 다른 불펜 투수들은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딜레마다.

김경문 감독은 특히 4차전이 고민이다. 맨쉽을 불펜으로 돌리면서 4차전 선발이 마땅치 않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서 선발 등판한 최금강은 18일 2차전서 구원 등판, ⅔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불안했다. 마운드 운용 B~C플랜을 정비해야 한다.

1~2차전서 두 김 감독의 마운드 운용 및 계산에 일정 부분의 오류가 있었다. 오류를 바로잡고 극복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나갈 수 있다.

[홈런을 맞은 투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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