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 "서태지 제치고 93년 가요대상, 오히려 도망가고 싶더라"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1993년 당시 서태지와 아이들을 제치고 가요대상을 수상했던 가수 김수희가 당시의 감정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털어놨다.

'애모', '남행열차', '멍에', '너무합니다' 등의 히트곡을 가진 김수희는 올해 데뷔 42년째를 맞이했다. 그녀의 보금자리에는 형형색색의 접시부터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 피에로 인형 컬렉션과 42년 동안 받아온 트로피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은 '1993년 가요대상 트로피'다. 김수희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제치고 가요대상을 받으며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 당시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였지만 정작 김수희는 다르게 회상한다. 그녀는 "생각지도 않게 '애모'로 가요대상을 받고 나서는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하지 않냐. 너무 큰 상을 받으니까, 그다음에 어떤 나쁜 것이 올까…. 사실 불안한 심리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수희는 1976년 '너무합니다'로 데뷔해 1982년 '멍에'가 히트하면서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하면 '멍에'라는 곡은 히트가 된 뒤에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너무 처절하게 그때 불렀던 거 같고, 그 때의 아픔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다.

김수희는 어머니만 생각하면 애틋하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는 집안의 가장이 되어 홀로 딸을 키워냈고, 김수희는 어머니에게 남편이자, 연인이자, 친구이자, 자식이었다. 어릴 적부터 김수희는 어머니의 힘든 모습을 보며 "어머니에게 도움이 되는 자식이 되겠다"고 맹세했었고, 학업을 마치기도 전에 미 8군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김수희는 "정말 너무 힘들 때에도 '우리 엄마도 했는데…. 우리 엄마도 다 거쳐왔던 삶인데'라고 생각한다. '우리 엄마도 이렇게 힘드셨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고 말했다.

'인생다큐 마이웨이'는 28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수희. 사진 = TV조선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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