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계리, 삼성생명 최대변수 혹은 마지막 퍼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의 마지막 퍼즐이다.

최근 삼성생명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포지션은 1번이었다. 지난 시즌 많은 성과가 있었으나 우리은행을 넘지 못한 결정적 이유였다. 이미선 코치의 은퇴 이후 확실한 주전 1번을 만들지 못했다. 비 시즌에 박소영과 박태은이 이적, 강계리가 사실상 올 시즌 주전을 꿰찼다. 장신 유망주 가드 윤예빈은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강계리는 지난 시즌에도 주전으로 많은 시간을 부여 받았다. 임 감독은 164cm라는 작은 신장의 약점을 스피드와 근성으로 메우는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 악착같은 1대1 디펜스, 루즈볼에 대한 집념, 준수한 스틸 능력 등은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기술과 경험의 한계는 분명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서 출전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임 감독은 강계리가 챔피언결정전서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이자 178cm의 박혜진을 제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봤다. 시즌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다.

새 시즌이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 강계리는 또 한번 도약을 준비했다. 유니버시아드를 2회 연속 경험하면서 적극적인 플레이에 눈을 떴다. 국제대회서 자신보다 크고 좋은 기술을 지닌 상대와 부딪히고 돌아오면 국내에서 그만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지난 16~18일 아산에서 열렸던 한일 여자농구 클럽 챔피언십. 강계리는 대회 내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도요타전서 18점 9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전서도 9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했다. 박혜진과의 매치업에서 기 죽지 않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패한 JX전서는 6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

임 감독은 세 경기 모두 강계리를 풀타임 기용했다. 그만큼 올 시즌 강계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임 감독은 당장 강계리에게 이 코치의 현역 전성기처럼 농익은 경기운영과 어시스트를 기대하지 않는다.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좀 더 공격성을 장착하길 기대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강계리는 "수비수들을 제치고 돌파를 해서 골밑까지 갔는데 동료에게 빼주면 혼이 난다"라고 했다. 물론 궁극적으로 1번은 자신의 공격과 동료에게 찬스를 내주는 비율을 경기흐름에 따라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강계리에겐 공격성 강화가 우선이라는 게 임 감독 판단이다.

아산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많이 나왔다. 과감한 돌파와 어시스트가 잇따라 나왔다. 임 감독은 "신장이 작고 힘이 약하다고 농구를 못하는 건 아니다. 일본에도 키가 작은데 잘하는 선수가 많다. 158cm짜리 선수도 잘한다"라고 했다.

강계리도 "예전에는 작은 신장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유니버시아드에서 키 큰 선수들을 상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전 시즌에 비해 슛 찬스를 많이 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단신의 필수 기술인 플로터도 연마하고 있다. 그는 "완전하지는 않아서 가끔 시도한다. 아직 익숙하지 않다"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외곽슛 정확성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임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물, 불을 가리지 않고 해야 실력이 좋아진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강계리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인드래프트서 한 번의 지명 실패로 대학을 다녀왔고, 재지명 이후 시련을 거쳐 조금씩 상승 그래프를 그린다. 이젠 잠재력을 완전히 터트릴 때가 됐다.

삼성생명은 박하나와 배혜윤의 성장, 해결사이자 도우미 엘리사 토마스의 존재감, 재기한 김한별이 있다. 부상자들이 있지만, 1번을 제외하면 포지션별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많다. 결국 강계리가 우리은행 대항마를 위한 최대변수 혹은 마지막 퍼즐이다.

[강계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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