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9회에만 9실점' LG, 잔여경기 최악의 스타트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잔여경기 스타트를 끊은 LG의 행보는 순조로워 보였다. 적어도 7회까지는.

LG가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상대는 kt였다. 비록 지난 주 kt에 2연패를 당했지만 이날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바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후반기 최고의 투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허프는 7회까지 단 1점으로 틀어 막으며 시즌 7승 달성에 한걸음 다가서는 듯 했다. 허프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05로 특급 이상이다.

그런데 허프가 마운드를 떠나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LG는 8회초 진해수, 신정락, 정찬헌을 차례로 투입하며 kt의 추격을 막으려 애를 썼지만 유한준과 박경수에 연속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폭우까지 쏟아졌고 천둥과 번개가 동반하면서 경기가 중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53분이 지나고 경기는 다시 열렸다.

하지만 LG는 난타를 당했던 정찬헌을 다시 마운드에 세웠다. 아무래도 3-3 동점이다보니 연장 승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진해수, 신정락 등 중요한 상황에 내보낼 수 있는 계투를 이미 소진했기에 삼고초려했을 것이 분명했다.

문제는 53분이란 긴 시간이 지난데다 이미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보인 뒤였다는 것이다. 정찬헌은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이진영에 펜스 상단을 강타 당하는 적시 2루타를 맞고 말았다. LG가 3-5로 역전을 허용하는 순간. 그래도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태곤에 번트 안타를 내주고 나서야 김지용으로 교체했다. 결국 장성우에 중견수 희생플라이까지 내주며 8회에만 5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LG는 8회말 이형종의 좌월 역전 3점홈런으로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하는 듯 했지만 8회에 이미 올라왔던 김지용이 9회에 다시 올라와 로하스에 우월 3루타를 맞으며 분위기는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 급히 이동현을 투입했지만 결국 오정복에 좌전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오태곤에 좌전 적시 2루타를 맞아 역전까지 내줬다.

LG의 악몽 같았던 9회초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로하스에게 만루홈런까지 맞고 9회에만 9점을 허용했다. 그걸로 끝이었다. 마침 이날 선두 KIA를 잡은 5위 SK와의 격차는 2.5경기차로 벌어져 5강 희망은 한풀 꺾이고 말았다.

[LG 정찬헌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8회초 2사 1.2루 kt 이진영 타석때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 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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