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무슨 말로 표현이 가능할까.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KIA 타이거즈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7-18로 패했다.

KIA는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막강 타선이 있었다. KIA는 7연승 기간 동안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전날도 장단 17안타로 15점을 뽑으며 15-6으로 대승했다.

이날은 다른 듯 했다. 4회까지 KIA 타자들은 1점에 만족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도 겹쳤다. 여기에 마운드에서는 선발 팻딘이 3회까지 8실점했다. 이어 등판한 김종훈마저 4회 4실점하며 경기는 1-12가 됐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경기를 포기하는 수순으로 들어가는 점수차. 이 때부터 KIA는 대반전 드라마의 서막을 열었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로저 버나디나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최형우의 좌중월 투런홈런으로 2점을 만회했다. 그래도 여전히 9점차.

KIA는 흐름을 이어갔다. 안치홍과 나지완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든 뒤 이범호의 좌월 3점 홈런으로 6-12까지 따라 붙었다. 결국 시즌 4승을 눈 앞에 둔 듯 했던 스캇 다이아몬드는 마운드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투수가 바뀐 이후에도 KIA 타자들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대타 신종길과 최원준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더 쫓아간 뒤 이명기의 우월 투런홈런으로 9-12, 3점차를 만들었다.

SK는 또 한 번 투수를 교체했다. KIA는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았다. 문광은을 상대로 김주찬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5회에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버나디나가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 홈런으로 KIA는 9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는 8타자 연속 안타가 기록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최형우의 내야안타에 이은 안치홍의 2루타로 이 기록을 '11타자'로 늘렸다.

다음 타자 나지완이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기록은 중단됐지만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12-12 동점이 됐다. 이어 문광은 폭투 때 주자가 홈을 밟으며 13-12 역전에 성공했다.

단 한 이닝만에 1-12이던 경기를 13-12로 뒤집은 것. 상대 투수와 야수들의 혼은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이 수 많은 기록이 탄생했다. 앞서 언급한 연속타자 안타 뿐만 아니라 연속타자 출루 타이 기록(12타자)까지 세웠다. 이어 한 이닝 12득점은 기존 10점을 뛰어 넘는 KIA 팀 역사상 한 이닝 최다 득점이었다. 또한 전날까지 이어오던 연속경기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도 8경기로 늘렸다.

비록 결말은 새드엔딩이었지만 분명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KIA의 5회였다.

[KIA 선수들. 사진=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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