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옥자’ 봉준호, “안서현은 차돌멩이 이미지…단단하다”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봉준호 감독은 안서현(미자 역)의 당당함에 놀랐다. 눈 앞에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가 지나가는데도 눈 하나 깜빡 안했다. 중심이 단단하게 잡혔다고 느꼈다. ‘옥자’의 핵심을 명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너무 정확히 알고 있어서 저는 오히려 산만하게 만드느라 노력했다니까요(웃음). 큰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담담하더라고요. 영화 이야기는 안하고 과자 먹으러 다녔어요.”

그는 미자의 강인한 성향을 보여주기 위해 극 초반부터 스턴트를 방불케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미자가 옥자를 찾기 위해 산 밑으로 내려갈 때 비탈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데, 어느 액션배우 못지않은 연기를 펼쳤다.

“단단한 차돌멩이 이미지예요. 그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초고를 쓸 때 트럭 위에 올라타는 내용을 썼어요. 스태프가 읽더니 ‘감독님, 그건 좀…’ 이러면서 말리더라고요(웃음), 저는 ‘아주 급한 상황이면 이렇게 뛰어들지 않을까’라고 설득했어요. 그걸 믿게 만드는게 안서현의 위력이예요.”

실제 안서현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미자와 옥자의 관계는 깊은 영혼의 교감을 나눈다. 인간과 동물의 우정과 사랑. 봉준호 감독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안서현의 호연으로 태어났다.

“소녀와 암컷 돼지의 친밀한 관계죠. 서로 다른 성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가족으로 치면 자매, 친구로 치면 여학생들간의 소울 메이트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죠. 안서현 덕에 잘 구현된 것 같아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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