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10년차' 한화 강승현, 무산된 첫 승…하지만 든든했다

[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필승조로 떠오른 강승현이 데뷔 첫 승을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든든한 모습을 보여 향후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강승현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구원 등판, 3이닝 1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3.38이었던 평균 자책점은 3.27로 낮아졌다. 다만, 한화는 접전 끝에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연장 11회 7-7 무승부.

강승현은 선발투수 윤규진이 2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고전, 한화가 5-4로 쫓긴 3회말 2번째 투수로 투입됐다.

다린 러프(삼진)-이승엽(중견수 플라이)-조동찬(투수 땅볼)을 삼자범퇴 처리하며 3회말을 마친 강승현은 한화가 6-4로 달아난 4회말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력을 보였다. 2사 이후 이지영(볼넷)-박해민(2루타)-김헌곤(볼넷)에게 연달아 출루를 허용,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 강승현은 결국 구자욱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흔들릴 법했지만, 강승현은 5회말에 구위를 회복했다. 이승엽(좌익수 플라이)-조동찬(삼진)-이원석(삼진)을 다시 삼자범퇴 처리한 것.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강승현은 6회말 마운드를 박정진에게 넘겨줬다. 강승현은 이날 54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20개) 최고구속은 144km였다. 포크볼(29개)과 슬라이더(5개)도 적절히 구사,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다만, 강승현의 통산 첫 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화가 6-5로 앞선 6회말 2사 2루서 팀 내 4번째 투수로 투입된 심수창이 폭투에 이어 김헌곤에게 동점 적시타까지 허용한 것. 이로써 2008년 2차 3라운드 18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프로 입단 10년만의 첫 승을 노린 강승현은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비록 첫 승은 무산됐지만, 강승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코칭스태프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지난 8일 웨이버 공시된 이재우 대신 선수 등록된 강승현은 1군 등록 직후 추격조 역할을 소화했지만, 하지만 1군 적응을 마친 이후에는 25일 삼성전처럼 박빙의 상황에서도 곧잘 투입되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최근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는 이동걸, 강승현이다. 강승현은 첫 경기서 긴장한 탓에 전체적으로 공이 높았지만, 점차 자신감 있게 직구를 던지고 있다”라며 강승현을 칭찬하기도 했다.

강승현은 스포트라이트와 거리가 먼 투수였다. 서울고-단국대를 거쳐 2008년 롯데에 입단했지만, 1군 데뷔전은 2013시즌이 되어서야 치렀다. 올 시즌 전까지 통산 11경기서 총 16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 자책점 15.19에 그쳤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야구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40km대 중반의 직구에 포크볼을 주무기 삼아 송창식 못지않게 중요한 불펜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나이로 33세지만, 강승현의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승현.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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