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 했다” KGC 양희종, 주장이기에 더 간절했던 역전승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이겨야 말할 기회도 주어질 수 있어서 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이 연달아 3점슛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양희종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 선발 출전, 31분 57초 동안 13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데이비드 사이먼(3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과 오세근(22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록)의 활약을 묶어 88-82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했다.

KGC인삼공사는 이날 3쿼터를 64-72로 마쳤다. 키퍼 사익스가 부상으로 못 뛰는데다 오세근마저 파울 트러블에 걸려 불리한 상황. KGC인삼공사는 4쿼터 득실점 24-10을 기록, 6점차 역전극을 연출했다.

양희종의 존재감은 4쿼터에 두드러졌다. 4쿼터 초반 연달아 3점슛을 성공시키며 KGC인삼공사의 추격을 주도한 양희종은 경기종료 47초전 사이먼의 덩크슛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KGC인삼공사가 8점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양희종은 경기종료 후 “사익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공격력이 약해진 건 사실이다. 국내선수들끼리 ‘우리만의 농구를 하자’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까지 포기를 안 했고, 정신적으로 무장해서 따낸 승리였다”라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어 “이기고 싶었다. 시작부터 여러 상황이 불리한 상황이다 보니 꼭 이기고 싶었다”라며 열망을 반복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정현(KGC인삼공사)과 이관희(삼성)는 2차전서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바 있다. 이를 통해 이관희는 1경기 출전정지 및 제재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이정현은 제재금 150만원을 받았다.

KGC인삼공사 주장인 만큼, 양희종은 이 상황에 대해 선수단을 대표해 입장을 전달했다. “(이)정현이가 사과를 했지만, 잘잘못을 떠나 아쉬운 상황이다. 정현이도, 이관희 선수도 잘못한 게 있다. 다만, 여론이나 팬들이 너무 한쪽을 나쁜 사람 만드는 것 같아서 착잡했다. 일단 이겨야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만큼, 공식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말하고 싶었다.” 양희종의 말이다.

승리를 향한 집념은 코트 안팎에서 드러났다. 양희종은 이날 7개의 3점슛 가운데 3개를 성공시켰다. 양희종의 3점슛이 약한 만큼, 이는 삼성의 데이터에 없는 요소였다.

“슛 감은 항상 좋지만, 우리 팀은 내가 많은 공격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아무래도 확률 높은 선수들의 공격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운을 뗀 양희종은 “다만, 챔프전은 한 팀과 계속 맞붙는 시리즈다. 그래서 특정선수가 볼을 오래 소유해선 안 된다.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나 스스로도 자신 있게 던진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안 들어가도 잘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부분 때문에 편하게 던졌다”라고 말했다.

양희종은 이어 “정규리그에서는 슛 던질 때 그만한 집중력이 안 나온다. 경기일정도 뒤죽박죽이고, 팬들의 응원 자체도 다르다”라며 웃었다.

양희종의 열망은 볼이 데드된 상황에서도 볼 수 있었다. 양희종은 KGC인삼공사가 승기를 잡은 4쿼터 막판 볼 데드 상황서 코트 1층에 자리한 KGC인삼공사 팬들 쪽으로 다가가 연신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광경.

이에 대해 양희종은 “정규리그는 끝났지만, 아직 챔프전이라는 축제가 남아있다. 두 팀이 막판에 축제를 펼치고 있는 만큼, 이를 팬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KGC인삼공사 팬들이 일어나 응원해주셔서 나도 모르게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양희종. 사진 = 잠실실내체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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