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최대변수, 결국 사익스vs크레익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사익스와 크레익의 싸움이다.

KGC와 삼성의 에이스는 데이비드 사이먼과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두 빅맨의 세부적인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사이먼이 3점슛을 던지고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에 능한 빅맨이다 반면 라틀리프는 전형적인 정통빅맨이다. 그리고 속공에 능하다.

두 팀이 상대 에이스 빅맨을 완벽히 막는 건 쉽지 않다. 물론 사이먼의 적지 않은 나이, 포스트시즌서 이미 11경기를 치른 라틀리프의 체력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이먼은 올 시즌 김승기 감독의 철저한 배려와 자율 보장 속에 완벽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아직 젊은 라틀리프의 체력이 그렇게 떨어질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번 챔피언결정전 최대변수는 결국 KGC 키퍼 사익스와 삼성 마이클 크레익이다. 실제 1차전 희비가 이 부분에서 엇갈렸다. 단순히 점수 비교로 승패를 따질 수는 없다. 중요한 건 퍼포먼스의 영양가다.

KGC도 크레익을, 삼성도 사익스를 1대1로 막는 건 쉽지 않다. KGC는 크레익이 펄펄 날았던 정규시즌 1~3라운드 맞대결서 모두 패배했다. 당시 크레익은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하며 건실하게 활약했다. 그러면서 특유의 패싱센스를 발휘, 적절히 동료를 살려줬다.

크레익은 시즌 막판 무리한 외곽 플레이와 성급한 외곽슛으로 주춤했다. 반대로 사익스는 시즌 중반까지 적응기를 보낸 뒤 중반 이후 팀 오펜스&디펜스에 눈을 뜨면서 팀 농구 속에 자신의 퍼포먼스까지 살렸다. 그러자 KGC도 삼성을 상대로 2승을 챙겼다.

크레익은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중반, 오리온과의 4강 플레이오프 내내 시즌 초반처럼 건실한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기복은 여전히 있다. 챔피언결정 1차전서는 또 달랐다. 골밑을 파고들자 KGC 오세근과 사이먼이 연이어 도움수비를 시도했다. 크레익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또한, 삼성은 2쿼터 시작과 함께 라틀리프, 크레익, 김준일 트리플포스트를 가동했다. 미스매치가 된 KGC는 지역방어로 대응했다. 그러나 크레익은 도리어 턴오버 한 차례를 범하며 흔들렸다. 그러자 이상민 감독은 약 2분만에 김준일을 빼고 임동섭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삼성으로선 비장의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흐름까지 넘겨준 순간이었다. 패스센스가 있는 크레익이 풀어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반면 사익스는 펄펄 날았다. 주희정이 사익스를 수비했다. 그러나 사익스를 아무도 통제하지 못했다. 크레익도 잠깐 사익스를 맡았으나 큰 효과는 없었다. 사익스는 사이먼이나 오세근의 스크린을 받거나 직접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치고 돌파, 사이먼의 외곽 득점을 돕거나 직접 점수를 만들었다.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서도 활용했던 움직임이다.

사익스는 2쿼터에만 11점을 퍼부었다. KGC는 2쿼터를 24-14로 앞섰다. 사익스의 활약만큼 리드를 벌렸다. KGC는 후반전에도 주도권을 유지하며 첫 승을 챙겼다. 2차전 이후에도 크레익이 1차전처럼 주춤하고, 사익스가 1차전처럼 펄펄 날면 결과는 뻔하다. 분명한 건 KGC는 크레익을 제어할 카드가 있고, 삼성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사익스의 발목 부상이다. 사익스는 3쿼터 1분 20초만에 박재한으로 교체됐다. 2쿼터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김승기 감독도 사익스의 2차전 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익스가 2차전에 결장한다면 KGC로선 강력한 무기 하나를 잃는 셈이다. 물론 신인 박재한이 4강 플레이오프부터 예상 외로 건실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박재한이 40분 내내 삼성 가드진을 압도한다는 보장은 없다. 2차전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사익스가 뛴다고 해도 경기력이 또 다른 관심사다. 사익스가 부상으로 주춤하고 크레익이 각성한다면 승부는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사익스와 크레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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