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면 맹타' SK 이홍구, 복덩이가 굴러왔다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트레이드 당시 메인은 아니었지만 이에 못지 않은 활약이다.

이홍구(SK 와이번스)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KIA에서만 뛰던 이홍구는 지난 7일 SK와 KIA의 4:4 트레이드 때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KIA는 김민식, SK는 노수광을 얻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KIA에서는 주전급으로 뛰던 이홍구이지만 SK에는 이재원이라는 거물급 포수가 있는 상황. 본인에게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는 트레이드였다. 실제로 매일 선발로 나섰던 노수광과 달리 기회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다.

이홍구는 첫 선발 출장이었던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 11일 롯데전에는 교체 출장, 시즌 첫 홈런이자 SK 이적 이후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이홍구는 SK 이적 이후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잡았다. 경기 전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재원이 전날 12이닝을 소화했으며 지난해 무릎 수술까지 받아 휴식을 주기 위한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는 활약이었다. 이홍구는 팀이 3-3으로 맞선 1회말 1사 1, 3루에서 등장, 희생 플라이를 때리며 역전타를 만들었다. 이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를 때렸다.

하이라이트는 5회 세 번째 타석. SK는 8-3으로 앞서다가 8-9로 역전을 당했다. 상대 폭투 때 가까스로 다시 동점을 만든 상황. 이홍구는 양 팀이 9-9로 맞선 5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서 이정민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재역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SK의 두 차례 역전 득점이 모두 이홍구의 배트에서 나온 것.

비록 본인으로서는 투수들이 실점을 많이해서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격에서 그 아쉬움을 모두 털어낼만큼 맹활약했다. 덕분에 SK 역시 김민식이라는 수준급 포수를 내준 아쉬움을 상쇄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굴러온 복덩이다.

[SK 이홍구.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