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 '윤동주, 달을 쏘다.', 온주완이 새로 써내려간 윤동주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온주완만의 윤동주가 탄생했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온주완이 그를 다시 기억하며 새로운 윤동주, 그리고 그의 시를 써내려 가고 있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린 창작 가무극. 올해는 특별히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어느때보다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리고 있다. 온주완은 극중 윤동주 역을 맡았다.

사실 '윤동주, 달을 쏘다.' 속 윤동주는 박영수가 계속 연기해온 만큼 그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서울예술단 작품에서 서울예술단 단원이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배우가 들어온다는 것은 배우 본인에게나 관객들에게나 새로움을 넘어 낯선 느낌을 줄 수 있다.

박영수는 인물 자체 뿐만 아니라 케미스트리로도 이미 '윤동주, 달을 쏘다.'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슈또풍'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윤동주 역 박영수, 송몽규 역 김도빈, 강처중 역 조풍래의 호흡은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미 입증된 것은 물론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도 여전했다.

이런 어려운 자리를 도전할 배우가 누가 있을까 싶겠지만 이를 해내는 배우가 있다. 지난해 갓 뮤지컬에 데뷔하고 이번 뮤지컬이 두번째인 온주완이다. 대중에게는 매체 배우로 익숙한 그가 이처럼 어려운 자리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해 뮤지컬 '뉴시즈'를 통해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른 온주완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연기, 노래, 춤 삼박자를 고루 갖춘 다재다능 배우라는 것을 입증했다. 뮤지컬에 임하는 마음가짐 또한 남달라 그에 대한 호평이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뮤지컬배우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은 만큼 두번째 뮤지컬이 중요했다. 그런 그는 쉽게 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서울예술단 작품에 이방인으로 들어갔고, 이미 한 배우의 이미지가 강해져버린 윤동주 역에 도전했다.

그러나 우려는 곧 그에게 기회였다. 기존 이미지를 깰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신나는 도전이었다. 온주완은 그 도전을 마음껏 즐겼다. 본인은 인터뷰를 통해 "너무 힘들다"고 앓는 소리를 했지만 무대 위 온주완은 그의 마음가짐과 열정, 연습량을 가늠케 하는 결과물을 보여줬다.

온주완의 제일 큰 장점은 감정. 이미 연기력으로 흠잡을데 없는 그이지만 무대 연기는 다를 터. 그러나 온주완은 대극장 무대를 오롯이 자신의 감정으로 채웠다. 윤동주의 복잡한 속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극이 끝을 향해 달려갈수록 그 감정은 극대화돼 터져버리고 만다. 온주완의 깊은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온주완은 서울예술단 단원들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었다. 전혀 낯설지 않은 조화로움과 호흡으로 '윤동주, 달을 쏘다'의 기존 작품성을 지닌 상태로 새로운 윤동주와 조합을 만들어내 보는 재미를 더하고, 깊은 감성 연기가 윤동주와 그 시대의 아픔을 잘 표현한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는 공연시간 145분으로 4월 2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공연사진. 사진 = 서울예술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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